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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OS 공룡 MS를 등에 업고 글로벌 패권 다진다
글로벌 모바일 업체들의 이합집산이 하루가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특허’가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재확인했고, 인텔과는 새로운 운영체제(OS) 개발에 합의하면서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큰 그림으로는 ‘반(反) 애플 전선’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개별적으로는 각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곳곳에서 분출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적지않은 로열티를 지급하고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은 것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 보호막’이 기대 만큼 두텁지 못했다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삼성전자가 MS를 확실한 자사의 우군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MS는 지난 7월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에 특허료를 요구했다. 다음달인 8월,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진영을 특허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구글의 공식 설명이었다. 제조사들 최고경영자들의 ‘환영’ 메시지도 잇따랐다. 그러나 결국 삼성전자는 MS에 특허료를 지급키로 결정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보호하겠다는 구글의 말이 ‘빈말’이 된 것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MS의 ‘윈도폰7’ 스마트폰 제조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을 단서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로열티만을 지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2위 휴대폰 제조업체다. MS로서도 삼성전자의 막강한 제조력과 마케팅력을 필요로 했음직하다. 문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삼성전자보다 더 불리한 조건에서 MS와의 특허료 지불 협상을 진행해야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손잡고 ‘티즌(Tizen)’을 개발키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가운데 안드로이드폰 제조 비율은 90%를 넘는다. ‘갤럭시S’, ‘갤럭시S 2’ 등 대부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됐다.

그런데 MS가 특허료를 삼성전자에 요구하면서 상황이 급하게 변했다. 구글은 돕는 척하면서 자신의 잇속을 챙겼다. 앞으로 또 어떤 상황 변화가 발생할 지 모른다. 자신의 생존을 다른 기업에 의존 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바다, 안드로이드, 티즌, 윈도폰7 등 다양한 OS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상황에 맞게 OS를 ‘골라 쓸 수 있도록’ 준비중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상으로 MS를 자사의 후원군으로 끌어들였다. 로열티 지급을 조건으로 한 협력관계지만 MS의 수많은 관련 특허를 상호 교환해 사용한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확실한 지원군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애플과 글로벌 특허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맺은 MS와의 협상 내용은 명쾌히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최대 현안이 애플과의 ‘특허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MS와의 계약 내용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OS 강자 MS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제조사 삼성전자가 연합, ‘반(反) 애플 전선’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구글이 양대축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MS의 특허 공세로 구글 진영의 분열이 가속화 됐고 삼성전자가 그 첫 신호탄을 쏘았다. MS는 ‘특허’를 무기로 제조사들의 발밑을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LG전자, 팬택, HTC 등 기존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미국 4위 이동통신 업체인 ‘T모바일’이 애플과 삼성전자간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를 지지한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에 이어 두번째다. ‘T모바일’은 의견서에서 “4세대 모바일 기기들이 크리스마스 기간 중에 판매가 금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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