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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리학적 간통의 일종…경제조건 따지는 결혼 풍토…부부간 감정교류는 빈약
‘직장내 부부’의 심리코드
통상 동성 동료와의 친밀함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성 동료에 대해 동성 동료에게 갖는 친밀함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바로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사랑과 우정 사이’는 비단 친구 사이에만 해당하는 고민이 아니다. 이는 이성과의 관계를 섹스와 같은 물리적 측면으로 볼 것인가, 공감대 형성과 같은 심리적 측면에서 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오피스 스파우즈’도 심리학적 ‘간통(adultery)’으로 봐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간통의 개념을 물리적ㆍ신체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심리적 간통도 간통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육아, 교육과 같은 감성에 기반을 둔 부분들을 가정의 배우자가 담당했지만, 최근 맞벌이가 늘고 가정의 역할이 전문기관으로 이관되면서 오피스 스파우즈의 출현은 자연발생적인 사회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연애감정을 중시하기보다는 경제 조건을 따져 결혼하는 것이 보편화한 데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조건에 맞춰 상대를 찾는 맞춤형 결혼이 성행하기 시작하면서 부부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가 멀어져 실제로 가정의 배우자와의 대화시간이 줄어드는데, 동료와는 심리적으로 지지하고 감정의 교류가 잘된다면 후자를 찾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아직 한국 사회에서 일과 가정을 양립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남성에 비해 늦은 만큼 남녀 간에도 오피스 스파우즈를 이해하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여성은 일 자체보다 관계에 두는 비중이 커서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를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남성은 일을 우선하기 때문에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더 깊게 맺을 수 있다.

결국 각 개인이 자기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간통을 법적으로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부간의 관계가 왜 소원해지는지, 감정의 교류가 소원하다면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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