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용·음악…두달간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립극장이 축제 분위기에 푹 빠져있다. 매해 가을 두 달간 펼쳐지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국립극장 해오름, 달오름, 별오름 극장 무대를 빼곡히 채운다. 연극, 무용, 음악 등 다분야에 걸쳐 세계적인 명성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놓쳐서는 안될 추천작 세 편을 골라봤다.▶연극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체코 연극의 진수를 느끼려면 체코 프라하국립극장의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을 놓치지 말자. 오는 30일, 10월 1일 양일간 무대에 오르는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실험 연극의 거장 로버트 윌슨이 연출을 맡았다. 미국 출신의 윌슨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 스칼라 극장 등에서 활약, 실험적인 연극에 있어서 걸출한 업적을 남긴 연출가다. 시각적인 스타일링, 절제된 무대 배경을 바탕으로 원작을 축약적으로 표현하는 감각이 남달라 이미지극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불멸의 삶’에 대한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자신만의 색채로 구현한다. 체코 프라하국립극장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도 관전 포인트. 특히 주인공 에밀리아 마르티로 분하는 유명 오페라 가수이자 배우인 소냐 체르베나의 연기는 놓쳐서는 안될 특별한 볼거리다. 9월 30일~10월 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극 ‘상상병 환자’=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극장인 프랑스 코미디프랑세스는 몰리에르 원작의 ‘상상병 환자’를 선보인다. ‘상상병 환자’는 17세기 당시의 의학과 의사들의 권위주의를 풍자한 작품으로, 세계 연극사의 최고 희곡작가로 꼽히는 몰리에르의 유작이다.
코미디프랑세즈는 레퍼토리 극장답게 대본을 원작 그대로 살려 공연한다. 무대와 세트 부분은 원작을 살리고, 현재 관객들이 이해할 만한 동시대의 이슈를 추가해 공감대를 높였다. 쉽고 재미있고, 동시에 힘있는 사회비판 메시지까지 담긴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고전과 함께 지금도 전 세계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 공연이다. 10월 14~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음악 ‘파트 오브 네이처(Part of Nature)’=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황병기 예술감독의 마지막 심혈의 대작이다. ‘자연 속의 인간’을 주제로 재독(在獨) 작곡가 정일련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현대무용을 수학했고 국악기 연주에도 능한 정일련은 ‘출’ ‘숨’ ‘심’ ‘손’ ‘이름’ ‘혼’ 등 인간을 대표하는 6개 키워드에 각각 어울리는 협연곡을 구성했다. 이지영(가야금), 허윤정(거문고), 정수년(해금) 등이 연주하며, 정치용 객원 지휘자를 통해 전 악장이 공개된다. 10월 6~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