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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회담 앞두고 남북 기싸움..中 역할 주목
두달만에 열리는 2차 남북 비핵화회담을 목전에 두고 남북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 회담 전부터 남북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향후 6자회담 프로세스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남북 비핵화 회담의 북측 대표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9ㆍ19공동성명 6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19일 베이징서 주최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화에 앞서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때문에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7월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1차 북미대화에 이어 최근 미국에 2차 북미대화를 제안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2차 북미대화 제안 사실까지 공개한 리 부상의 이런 발언은 남북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 남측을 흔들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우리가 가진 원칙에 따라 대처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열린 자세로 유연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가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신뢰할만한 태도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아무 조건없이 6자회담을 열자는 것은 사전조치를 하지않겠다는 말”이라며 북한을 압박했다.

이 같은 남북의 자존심 싸움 속에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세미나 개막연설에서 “(2005년의) 9·19 공동성명 실천노력을 계속하면서 6자회담을 추동해갈 것”이라며 중재자로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남북 비핵화 회담 기간 중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리 부상과 개별적으로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중국이 일종의 ‘절충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국을 넘지 않고는 미국으로 직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도 인식하고 있고, 한국 역시 최근 통일부 장관 교체와 내년 선거 등을 앞두고 대북정책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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