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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학기 반값 등록금 투쟁, 정부 떨고 있나?
이번 주말 정기 고연전을 앞두고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들이 지난 1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반값등록금 고연제’가 서울시와 경찰의 석연찮은 대처로 광장 한귀퉁이에서 옹색하게 치러졌다.

서울시는 학생들의 광장 사용신청이 우선이었지만 다른 단체에 밀어줬다는 의심을 사고 있고, 경찰은 불법집회 가능성을 제기하며 결과적으로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시켜 2학기 재점화될 반값등록금 요구를 처음부터 차단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고연제 주최 학생들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19일 광장 사용신청을 했지만 공단 측으로부터 “이미 사용 중”이라는 답을 들었다. 실제 지난 19일 청계광장의 3분의 2 이상에서 치러진 행사는 북한민주화위원회(북민위)의 ‘북한인권에 관한 사진전’이었다. 그러나 취재진이 시설관리공단 청계천 관리처를 취재한 결과, 북민위가 사용신청을 한 시점은 지난 9일로 학생들이 최초로 사용신청을 한 시점보다 닷새나 뒤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학생들이 4일 사용신청 문의를 했을 때는 청계광장이 사용 가능한 상태였던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당시 학생들의 문의가 오기 전에 광장 사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아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면서 “사용신청을 하려면 전화가 아니라 서류로 접수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결국 뒤늦게 사용신청을 한 셈이 된 학생들은 광장 한켠에서 세종로를 등진 청계천 방향으로 무대 등을 설치하고 반값등록금 성사를 위한 연대 선언, 문화행사 등을 옹색하게 치를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이 나서 무대 방향에 대해 개입하면서 행사는 한층 초라해졌다. 학생들은 이날 정오께 세종로에서도 잘 보이도록 동아일보 방향으로 무대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무대를 동아일보 방향으로 설치하면 먼저 사용신청을 한 북민위의 사진전을 침범하게 돼 불법집회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막아섰다.

학생들과 경찰간 마찰이 일자 경찰은 북민위에 연락해 당초 오후 3시부터였던 행사를 더 빨리 시작해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드러났다. 북민위 관계자는 “‘종로경찰서와 관계있는 사람’이 연락해 와 ‘조금 일찍 나와 달라’고 부탁해 오후 1시50분께 광장에 도착했고 예정보다 빨리 사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종로경찰서 간부급 관계자는 “무대 설치 방향을 조정해 불법시위로 변질될 우려를 막는 것은 원칙대로 한 것”이라면서도 “힘겨루기 측면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대학생 조모(23)씨는 “주위의 물대포 차량과 사진전 때문에 축제를 편안하게 즐기지 못했다”며 “2학기 등록금 투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유치한 처사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병국기자 @goooogy>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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