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규모 정전사태의 책임을 지고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최 장관이 사의 표명 후 곧바로 사퇴할지, 아니면 일단 사의 표명을 한 뒤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국정감사까지 마무리한 다음에 사퇴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열린 정전사태와 관련한 대책발표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정전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와 원인규명을 정확하게 하는 것도 공직자의 도리”라고 밝혔다. 이는 최 장관이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구수회의를 열어 최 장관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이 같은 입장을 최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사퇴 표명은 최 장관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만 최고 책임자는 마땅히 자기 책임이 어디까지인가 생각해보는 게 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최 장관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강경한 기류는 예고없는 정전사태로 피해를 본 서민, 중산층의 민심이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사고 직후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지경부도 책임이 있고, 전력거래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한전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분명히 책임소재를 따져야 한다”며 “기본을 지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날 수 없다. 세계적 국영회사라고 할지 모르지만 형편없는 후진국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지경부 주관으로 정전사태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 발표와 관련해 “지경부가 피해대책도 얘기하고 재발 방지도 약속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양춘병ㆍ최정호 기자 @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