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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곳곳서 사상 초유 정전사태…“한전 뭐했나?”
15일 오후 서울 일부 지역과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 대도시는 물론 울산 포항 창원 등 공단 밀집지역, 경기 전남 경북 경남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사상 초유의 돌발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해 대혼란이 빚어졌다.

15일 한전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하면서 대도시에서는 신호등이 갑자기 꺼져 교통혼잡이 빚어지는가 하면 은행 등 금융기관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무실의 냉방장치가 갑자기 멈추고,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돼 소방서 등 관련기관에 구조요청이 쇄도했다.

공장이 밀집한 울산과 포항 창원 김해 등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중소기업 등 비상 전력시설이 없는 공장의 조업에 차질이 빚어졌고, 부산 등의 횟집에는 수족관에 공급되는 전기가 갑자기 끊어져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기간시설엔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미증유의 전력대란은 초가을 늦더위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과부하가 발생, 한국전력이 전국 곳곳의 전력공급을 사전 예고없이 차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극심한 혼란과 불편을 겪은 시민들과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의 잘못된 수요예측이 원인이라며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서울서 승강기 구조요청 100건 육박=서울 도심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도심 상가와 사무실 곳곳에서 업무가 마비됐다. 건물 승강기에 시민이 갇혔다는 신고도 100건 가까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로터리 인근을 비롯해 종로구 일대 상가 건물이 다수 정전됐으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휴렛패커드(HP) 본사 빌딩은 오후 3시30분께부터 약 40분간 22층 전층이 정전되면서 업무가 마비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성북구에 있는 국민대는 정전이 발생해 수시 원서 접수 마감일에 업무 차질을 빚으면서 마감시간을 연장키로 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정전이 시작된 오후 3시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승강기에 갇힌 시민이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93건 접수됐다.


▶부산 횟집들, 갑작스러운 정전에 ‘울상’=부산과 경남지역에서도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해 횟집 등 일부 업소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이날 정전은 예고없이 이뤄져 남구와 수영구 일대의 횟집 수족관에 전력공급이 중단돼 피해가 속출했고, 한전에 항의 전화도 빗발쳤다.

한국전력 부산지사에 따르면 15일 전력거래소가 전력예비율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별로 30분 단위로 전력 공급을 중단하면서 15일 오후 3시께부터 부산 동구 수정동, 서구 남부민동,남구 문현동 등 시내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한국전력 경남본부도 이날 오후 3시50분께 창원 등 6개 시ㆍ군 6만10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광주·전남 13개 시·군 24만가구 정전=광주 전남지역 13개 시군에서도 24만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북구 신안동, 남구 주월동, 광산구 도산동 등과 전남 강진, 곡성, 광양, 나주, 담양, 목포, 무안 등 13개 시·군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전력 사용량이 급상승하면 발전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단계적으로 절체를 하도록 돼 있는데 이번에 1단계로 긴급하지 않은 전력을 사용하는 주택 등을 중심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충북 40개 선로 일시 차단=충북 지역 도내 곳곳에서도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혼란이 일었다.

한국전력 충북본부는 15일 정부의 전력수급 부하조정 지시에 따라 “도내 일부 권역에 대해 오후 3시2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배전선로에 대한 부하 조정에 들어갔다”며 “비상시 전력수급 차단 1순위인 40개 선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주, 충주, 제천, 음성, 진천, 옥천 등 도내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충북본부는 2순위로 지정된 10개 선로에 대해서도 전력을 차단할 방침이다.

▶한전 수요예측 빚나가 전력대란=한국전력 측은 이번 정전 사태에 대해 갑작스런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예비율이 5%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 발전소는 과부하로 인해 고장을 일으키면서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 또 발전소가 정비 시즌에 돌입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한전 측이 더위가 어느정도 물러갔다고 판단, 발전소 보수 작업에 돌입하면서 전력생산량을 감소시켰으나 예상과 달리 추석 후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력난이 발생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는 이날 정전사태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오후 3시부터 30분 단위로 지역별 순환정전(단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전력 수요가 예측치를 크게 웃돌게 되면서 과부하를 막고 예비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단전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발전소 정비가 많아 발전량 많이 감소한데다 예상보다 더운 날씨가 계속돼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며 양수발전을 최대 가동키로 했다.

한전과 당국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당국의 취약한 전력수급 대책에 구멍이 뚤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규모 정전 사태에 트위터 이용자들은 “인하대 일대가 계속 정전이 되고 있다.” “일부 신호등이 정전되었다고 하니 안전운전!” “광주도 정전...” 등의 글을 통해 실시간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사전 대비가 미흡했던 한전 측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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