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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도 공짜인데…효도폰은 13만원?
추석 명절을 앞두고 70대 노모에게 휴대전화를 교체해 주기로 약속한 직장인 한석원(43) 씨. 한 씨는 집 근처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았다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공짜 스마트폰까지 나오는 터라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효도폰’도 당연히 공짜로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1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한 씨는 “기본 기능만 갖춘 구형 휴대전화가 첨단 기술의 스마트폰보다 비싸다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면서 “공짜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구형 휴대전화를 비싼값에 사고 나니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일반 휴대전화, 일명 ‘피처폰’이 스마트폰보다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식적으로라면 기술 수준이 높고 기능이 많은 스마트폰 가격이 더 높아야 하지만,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서울 신당동에 사는 주부 손모(34) 씨는 “기계값만 13만원에, 가입비와 유심비, 부과세 등을 포함하고 나니 20만원에 육박하더라”면서 “정작 내 스마트폰은 공짠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구입도 쉽지 않다. 이통통신 대리점들이 효도폰 취급을 꺼리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54) 씨는 “3번의 허탕 끝에 4번째 찾은 대리점에서 간신히 효도폰을 구입할 수 있었다”면서 “진열대가 아닌 매장 구석에서 꺼내서 보여주더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부모들은 더욱 자식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휴대폰을 교체한 70대 노인 박모(여) 씨는 “눈앞에 공짜 휴대폰을 놔두고 비싼 효도폰 구입하려니, 순간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눈이 안 보이고 손이 안 따라주는 걸 어쩌냐”며 한숨 쉬었다.

이런 기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IT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이 피처폰에 대한 생산과 지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 관계자는 “효도폰이 비싼 이유는 일반 휴대전화에 대한 본사의 지원금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면서 “기본료가 1만원대인 효도폰보다는 최소 3만5000원인 스마트폰이 본사나 대리점 쪽에서는 훨씬 이익이 많이 남는다”고 귀띔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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