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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래의 정치권 생존력
수십년 동안 정치권 주변을 오간 심형래 감독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코미디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심 감독이지만 현재는 영구아트의 대표이자 한나라당 정식 당원이다. 심씨의 고향이 전라북도 정읍군 북면이러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 당원인 것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대목이다.

하지만 심씨는 지난 2008년 4월 한나라당 워크숍에서 여성 당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심씨는 당시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욕설ㆍ성희롱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강연 주제는 ‘나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이었지만 강연 초반부터 농도 짙은 음담패설이 주를 이뤘다. 그는 남성들의 정력을 불에 비유했다.

“10대가 부싯돌이래요. 암만 붙여도 안되는 거. 10살 짜리가 뭘 하겠어요. 20대가 성냥불. 한번 확 붙었다 꺼지는 거. 30대가 휘발유. 그냥 폭발하고 엄청나게 화력 좋고. 40대가 장작불이래요. 화력 좋고 오래 가고. 50대부터가 문제다. 50대가 담뱃불이야. 그 다음부터는 빨아야지 붙어. 60대가 화로불이다. 죽었나 보면 살아있고…. 70대가 반딧불. 불인 것 같으면서도 불이 아닌, 80대가 불조심 포스터다. 형체만 있어, 형체만.”

이런 문제성 발언을 했음에도 당시 강연장에 있던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당원이 되기 전인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에서도 강연을 했었다. 지난 2005년 7월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심씨는 당시 한창 제작 중인 영화 ‘D-War’의 데모 영상과 LA 현지 촬영지 영상을 보여주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들려줬었다. 영화 ‘D-War’는 그 해 12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개봉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은 그가 가장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때다. 1999년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의 ‘제2건국운동’이 실천단계에 들어가면서 ‘신지식인운동’을 추진했고, 그 첫번째 신지식인의 모델로 심씨가 선정됐다. 이때부터 심씨는 기업체와 관공서 등에서 강연 요청이 괘도했다.

심씨는 심지어 김영삼 전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 지난 1992년 12월 김 전 대통령이 대선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소속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및 중앙사무처직원등을 초청한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 ‘긴급동의’를 통해 “청와대로 들어가신 뒤에도 총재님을 소재로 코메디를 해도 되느냐”고 묻는 등 격의 없는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런 마당발 인맥을 동원해 심씨는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자신의 영화 산업에 대해 로비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직 영구아트 직원이었던 A씨는 “심형래씨는 한나라당원으로 한나라당 인사들에 대해 접대를 즐겨했다”며 “매일같이 회사 금고에서 40만~90여만원씩 가져다 술자리에서 정치인들을 접대하는데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라스트 갓 파더를 찍을 당시 청와대 실세였던 모씨에게 로비, 이 실세를 통해 한국문화수출보험공사의 대출보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라스트 갓파더는 수출보험공사의 첫번째 문화수출보험 지원작 선정됐으며 수출보험공사는 하나은행에 대해 총 30억원의 보증을 섰다.

이에 대해 A씨가 거론한 청와대의 한 인사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심씨와 친분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대출보증 등을 도와준 바 없다”며 “당시 나는 수출보험공사에 무엇을 청탁할만한 위치도, 그런 부탁을 할 만한 사이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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