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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문 화합’ 통큰 결정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막힌 북한 사업도 뻥 뚫렸으면...
결혼은 개인에게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일 뿐 아니라 집안의 큰 ‘경사(慶事)’다. 특히 개혼(開婚 ;첫 자녀의 결혼)은 경사 중의 경사라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 쓰일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래서 일까. 장녀 정지이 U&I 전무의 결혼식을 앞두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큰 결심을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과정에서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했던 500억원대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지난 30일 취하하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1월 현대건설 매각 공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인수자금 출처 논란이 불거지면서 올 1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현대차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가 악의적인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 회장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자 현대차 측에서도 무고 혐의로 제기했던 맞고소의 취하를 검토하는 등 오랜만에 형제 그룹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정 전무가 청첩장을 들고 직접 정 회장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집안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훈훈하다.

정 전무에 대한 정 회장의 애정이 각별한 만큼, 정 회장이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도 정 전무의 결혼식 참석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정 회장이 동생인 고(故) 정몽헌 회장을 대신해 집안의 장자 격으로 정 전무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현대가 결혼식 관례 상 신랑과 함께 화동을 앞세우고 입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딸의 결혼을 계기로 복잡다난했던 집안 문제에서 조심스럽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 듯 하다. 그의 미간을 찌뿌리게 했던 양대 문제 중 하나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이다. 하지만 현 회장에게는 아직도 ‘대북 문제’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북한 측의 일방적인 조치로 북한 내 재산권을 모두 몰수당했다. 북한은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경봉호를 이용해 금강산 국제 관광단을 받기 시작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 현 회장은 아직 가시적인 그룹 차원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불화의 얽힌 실타래가 서서히 풀려가는 것 처럼, 대북 사업 역시 소망스런 결과가 나오길 현 회장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현 회장이 또다른 통큰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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