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29일 이 그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됐으나 그동안 캐나다로 도피했던 박태규(71) 씨가 지난 28일 오후 자진 귀국,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ㆍ관계 로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씨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검찰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기사 10면
우병우 수사기획관은 이날 “박태규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지만 그와 별도로 캐나다 이민국, 연방경찰의 협조를 얻어 강제 송환을 추진해왔다”며 “국내 지인과 변호인을 통해서도 자진 귀국을 설득한 끝에 전날 오후 대검에 도착해 현재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위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전방위적인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시작되던 지난 4월 캐나다로 출국했었다.
박 씨는 아울러 부산저축은행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데에 개입하고 10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씨의 입’이 어느 정도 열리느냐에 따라 정치권과 금융계에 적지 않은 충격파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