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쟁의행위가 지속되는 ‘장기 파업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2~3일안에 끝나는 단기 파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에 따라 전체 파업 발생 건수는 줄고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전년대비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기준으로 파업 중인 사업장은 총 14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한진중공업 등 4곳은 지난해부터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또 나머지 10곳 가운데 3곳은 지난 5월 초중순에 파업이 발생한 사업장으로 3개월 넘게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전체 14곳 파업 사업장 가운데 7곳이 모두 3개월 이상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전체의 50%가 장기 파업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파업 기간이 3개월에 이르지 않은 나머지 7곳의 파업 사업장 중에서도 SC제일은행, 건설노조 타워크래인분과, 대림교통은 2개월 이상 파업을 겪고 있다. 장기 파업 사업장이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올해들어 파업이 장기화되는 추세가 뚜렷한 것은 노조 전임자 감소 속에 실제 쟁의행위로 이어지는 사업장이 줄어들었고 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 활동이 이어지면서 파업 돌입 직전에 노동쟁의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동위원회 조정성립률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70%를 돌파하는 등 노동위원회의조정 활동이 파업 사업장 축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장기 파업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파업발생이 줄어도 근로손실일수는 줄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파업 발생 건수가 줄어들면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도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최근은 반대의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까지 파업 발생건수는 37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32.7%나 줄어들었으나, 근로손실일수는 32만4104일로 1.6%나 많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해보다 근로손실일수가 줄어든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창길 고용노동부 노사관계지원과장은 “올해들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노사 관계가 성숙하면서 왠만한 것은 파업 전에 해결되지만, 일단 파업에 들어가는 노사간 쟁점은 쉽게 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파업이 장기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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