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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현 ‘나가수’ 참가, 좌절에서 이뤄졌다
가수 박정현(35)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요정’이 됐다.

박정현은 ‘나가수’가 조금 더 일찍 시작했거나, 나중에 방송됐다면 자신은 ‘나가수’에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나가수’가 자신의 노래 인생에서 시의적절하게 찾아왔다는 의미다.

박정현은 “내가 음악적 활동을 줄이고 방향 설정을 하며 약간 좌절하기도 한 찰나에 ‘나가수’를 만났다”고 말했다. 1년여간 가수 활동을 중단한 채 만학도로 공부에 매진해 지난해 5월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음악 활동을 줄이고 음악인생에 대한 계획을 잡고 있을 때였다.

박정현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대에 플랜을 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교적 여유가 있어 ‘나가수’를 했다. 그런데 여기에 맞춰 모든 스케줄이 재조정되더라. 뒷통수를 맞은 셈이었다”고 밝혔다.

박정현은 계속 새로운 걸 준비하면서 힘도 들고 스트레스가 없지 않았지만 보람을 느끼는 듯했다. 그녀는 프로페셔널인 동시에 완벽주의자다. 사력을 다해 준비하면서도 자신감과 자부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잘난체 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한 자의 여유 같은 것이다.

박정현은 “나가수의 취지에 반대하는 가수들이 많았는데, 나는 이걸 하면서 내 음악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같은 가수가 나갈 수 없는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로 인해 나의 인생 길 자체가 바뀌었다”면서 “나를 좋아해주시는 사람들이 많아 정말 감사하다. 미장원,식당에서 나를 알아보던 사람이 전에는 3명 정도 있었는데 이제는 전부 다 알아봐주신다. 하지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좋으면서도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편, 박정현은 요즘 9월 2일 첫 방송되는 MBC ‘위대한 탄생2’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이미 몇몇 지역 예선에서 멘토링을 했다.

사람들은 박정현의 노래 전달력에 감탄한다. 박정현을 만나면 하는 한결같은 질문은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폭풍성량이 나오나”다. 이에 대해 박정현은 “나도 잘 모른다. 나도 알고싶다”면서 “목소리가 얇고 미성이라 광범위하게 어필하는데 유리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박정현은 노래라는 무기를 사용하면 폭발적 힘이 발휘됨이 증명된 것이다.

하지만 ‘위탄2’의 멘토는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역할이다. 노래를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말로써 지원자를 평가, 지적하고 멘티를 가르쳐야 한다. 박정현은 어떻게 멘토를 하고 있을까?

박정현은 “지금까지 한번도 남을 가르쳐 본 일이 없다. 노래나 음악을 가르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서는 내가 언니(1남2녀중 첫째)지만 한국에 와서는 항상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 작업했다. 멘티로만 지냈다”고 말했다.

박정현은 “나에게는 이론적이거나 전문적이거나 하는 거창한 멘토틀은 없다”면서 “하지만 멘티 경험은 많다. 그래서 멘티의 경험으로 멘토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멘티 같은 멘토다”고 설명했다.

박정현은 “‘위탄2’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시는 멘티 입장이나 심리 상태는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 사람들의 노래를 잘 들어주고 내가 가진 음악적 감성과 지식을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정현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멘토는 캐릭터도 중요한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캐릭터를 만들줄 모른다. 내가 아닌 것을 연기하면 표정에 다 나타난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겠다. 캐릭터 없는 캐릭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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