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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 컨슈머팀장의 현장칼럼>안전한 먹을거리가 생명의 근간이다
여러 군납업체들이 곰팡이 범벅인 건빵과 햄버거를 납품하다 적발됐다는 군납비리 소식은 충격이다. 검은 돈을 주고 받은 군의 비리도 큰 문제지만, 어린 병사들이 무려 2년 동안이나 곰팡이 건빵과 햄버거로 허기를 때우며 대한민국 영토를 지켰다니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둘러싼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 보면 이번 사건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애벌레 과자, 곰팡이 빵, 철사 햄버거, 대장균 김밥, 발암 식용유 등 우리의 생활주변엔 불량식품 적발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일 전에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사의 식용유에서 파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호된 비난을 받았다. O사, L사, N사, C사, D사, H사 등 대한민국 식품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비슷한 전과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 이뿐인가. 심지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부터 안전·위생 공인마크 ‘HACCP(해썹) 인증을 받은 대기업 식품 조차 이물질 투성이라니 무엇을 먹어야할 지 걱정이다.

실제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부터 올해 6월까지 9개월간 해썹 인증업체 61개사의 식품중 86건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 3일에 한번꼴로 대기업표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얘기다. 식약청이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공인한 대기업표 식품조차 이 모양인데 다른 중소기업 제품은 따져 무엇하겠는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물질이 들어간 불량식품 보고 사례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식약청에 접수된 이물질 보고는 하루평균 10건이 훨씬 웃도는 총 4217건으로 1년새 무려 5배나 급증했다. 이 정도라면 기업들이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인지 이물질을 만드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이물질 식품뿐 아니라 원산지표시 위반, 유통기한 위변조, 병원균 오염, 비위생적인 관리 등도 식품 선진국을 가로막는 ‘공공의 적’이다.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식품첨가물도 큰 문제다.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중인 식품첨가물엔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안전성을 검증할 수 없는 화학물질들이 많다.

식품첨가물 중 일부는 장기간 과잉 섭취할 경우 호르몬 이상이나 생식기 장애, 발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식품첨가물을 시한폭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래서 식품첨가물 사용은 신중해야한다. 면역체계나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용 식품은 더욱 그렇다.

소비자단체들이 몇몇 식품첨가물을 지목하며 사용 중지를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사실 우리는 아직 걱정스런 수준이다. 초등학교 주변 구멍가게에선 정체 불명의 식품첨가물이 뒤범벅인 불량식품이 어린아이를 유혹하고, 메스컴에선 연일 유해식품 소식이 끊이질 않는 게 현실이다.

먹을거리는 생명의 근간이다. 안전한 먹을거리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기술도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도 먹을거리는 위생적이고 안전해야 한다. 식품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유해식품을 근절할 수 있는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느슨한 법규와 솜방망이 처벌은 바뀌어야하고 소비자와 기업의 인식도 변해야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먹을거리는 첫째가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다. 안전한 먹을거리가 바로 생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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