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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 선로 기능인의 열정...‘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김성호씨
“남들은 모두 안 될 거라 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로 끝까지 추진한 결과 현재의 위치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기획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기능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한국철도공사 기능직으로 입사해 경영전략처 기획 업무는 물론 철도선로 유지 보수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김성호(44) 차장.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56번째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그의 삶은 한발씩 차근차근 딛고 올라가는 계단과 같았다.

1967년 경상북도 문경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차장은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김천직업훈련원에 입교했다. 남들보다 철이 빨리 들었던 그는 학업을 계속하기 보다는 직업을 빨리 갖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 남들보다 손재주가 야무졌던지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훈련원 졸업 후 서울에 취업하며 상경했지만, 16살 어린 소년에게 직업 현장이 쉬울 리 없었다. 더욱이 평범한 고등학생들을 보며 학교 생활에 대한 동경이 생기자 더욱 위축되고 힘들어졌다. 고민 끝에 고교 입시를 준비, 서울기계공고 기계과 야간반에 입학했고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마친 뒤 김성호는 본격적인 기능인으로서 길을 걷게 된다. 자동화 기계 관련 여러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성실하게 일을 배워 기계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고 1998년 대기업인 한화자동차부품에 입사하면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꿈꿨다.

그러나 IMF라는 국가적 경제 위기 앞에 회사는 두 차례 매각의 시련을 겪게 되고 그 속에서 김 차장 또한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철도공사의 기능직 특별 채용 기회를 갖게 되어 10: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철도공사에 입사하게 된다.

한국철도공사에 입사 후 13여년 동안 그가 취득한 자격증만 13개이다. 여기에 ‘엔진동력기계 테스트 장치’ 특허를 포함해 5건의 특허 등록과 ‘선로 보수용 저상형 유압잭’실용실안 취득까지 취득했다.

2003년 행정자치부에서 개최한 전국 공무원 대상 제안에서 ‘레일 절손위치 확인장치’ 개발로 과학기술 분야 금상 수상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표창 받았다. 그는 연이어 2004년 공무원 제안 장려상, 한국철도공사 사내 제안왕, 한국제안협회 3년 연속 ‘한국제안명인’, 한국신지식인협회가 주최하는 ‘한국신지식인’으로 선정되며 ‘아이디어 뱅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 그가 다시 야심차게 개발한 것이 바로 ‘레일 부식(녹) 제거 장치’이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선로에는 부식(녹)이 생기기 마련이며 신호에 의해 작동하는 철도에 있어 부식(녹)은 건널목 제어회로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 같은 선로 부식은 반복적으로 열차를 운행하여 제거해왔다.

그가 개발한 ‘레일 부식 제거 장치’는 궤도회로 점검 시, 에어 그라인더(Air grinder)에 와이어 브러쉬(Wire brush)를 부착한 장비를 이용하여 레일 부식을 제거함으로써 열차의 안전운행을 확보함은 물론 비용 절감 효과까지 주는 1석2조 개발품이다. 평소 전국 기계 관련 전시회를 빠지지 않고 참석한 뒤 정리해 놓은 노트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개발한 것이다.

이 모든 성과가 훈련원과 공업고등학교, 산업현장에서 기계와 씨름하며 얻은 소중한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하지만 그 비결이 기계 설계, 현장 설치, 부품 가공 등의 다양한 현장 근무 경험과 전국 각종 전시회를 섭렵하는 부지런함, 그리고 메모하는 습관에 있었다. 더불어 실행력과 추진력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했던 그는 공사 입사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공학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철도 선로보수유지 기능인으로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 차장은 철도공사, 도시철도공사 등에서 철도기술 적용 사례 및 아이디어 발굴 적용과 관련하여 활발한 강의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현재 남서울대학교 출강을 통해 보유 기능의 전파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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