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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재확인한 갈라진 서울
무상급식 범위에 대한 민심은 세대와 지역에서 갈렸다. 전면적 무상급식과 단계적 무상급식을 놓고 투표 초반 서울 민심은 강남 vs 강북, 중ㆍ장년층 vs 젊은층으로 나뉘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강남 3구만 열기 후꾼...=서초, 강남, 송파.... 역시 강남이었다. 오전부터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강북 지역과 금천구 등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세대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은 투표자 대부분은 중ㆍ장년층이었다. 젊은층 투표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대표 부촌인 강남구 도곡1동 투표소에는 일찍부터 투표하러 나온 주민들로 분주했다. 주로 중장년층인 20여명이 투표소 앞에서 자신의 투표순서를 기다렸다. 지팡이를 쥔 백발의 70대 할아버지부터 급하게 나오느라 물 한잔도 못 마셨다는 60대 할머니까지, 이들은 “온 순서대로 줄 서요”라며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투표에 대한 열기가 느껴졌다.

같은 시간 강북지역 투표소는 한산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2투표소의 경우 오전 6~8시까지 투표하는 유권자 대부분은 60~70대 노인이 주를 이뤘다. 인원도 많지 않아 오는 즉시 바로 투표를 마칠 정도. 수유초등학교에 마련된 수유1동 제5투표소에는 오전 7~8시 사이 투표자는 1~2명에 불과해 다소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박성길(58) 씨는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면서 “이러면 곤란한데… 걱정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나라 망하게 놔둘 수 없어 투표하러 왔다” vs “애들 밥 좀 먹이자는데… 투표 안 한다”=투표장을 찾거나, 투표를 거부한 사람들의 입장도 명확히 엇갈렸다.

투표시작 시간에 맞춰 투표소를 찾은 우종문(60ㆍ자영업) 씨는 “투표는 당연한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면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집 애들까지 무상급식하는 건 옳지 않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실시해도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 수 있는 조치를 고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모(35ㆍ회사원) 씨는 “왜 우리 세금으로 부잣집 잘사는 애들까지 밥 먹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 돈이면 정말 필요한 곳에 복지비용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회사원 김성원(35) 씨는 “무상급식으로 거덜날 나라살림이라면 수십조원에 이르는 토목공사는 벌써 거덜났어야 한다”면서 “배고픈 아이들 제때 밥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진짜 복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회사원 이모(32ㆍ회사원) 씨도 “투표는 안 할 생각”이라며 “이번 투표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주냐 마냐를 위한 투표가 아니라 이념투표처럼 돼버렸다. 그런 일에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섯 살 난 딸을 둔 주부 송모(35) 씨도 “처음엔 우리 아이도 학교를 갈 테니 투표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양쪽에서 싸우는 꼴이 보기 싫어 관심을 끊었다”고 했다.

특별취재팀/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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