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을 포함한 동부일대에 23일 오후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 9ㆍ11 태러 10주년을 앞두고 경계가 강화된 미국 전역이 한때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이날 지진으로 워싱턴 D.C 시내 중심가의 고층 건물이 흔들리는 장면이 목격됐으며 백악관과 국방부, 의회 등 주요 관공서 건물에서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한때 큰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다음 달 9.11 테러 10주년을 앞두고 폭탄 테러 공격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공포감에 거리로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날 지진은 진앙인 버지니아 주는 물론 조지아 주와 오하이오 주, 뉴욕 주, 캐나다 토론토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감지됐으며 일부 건물 손상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나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JFK공항과 뉴어크공항 관제탑도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으며, 9ㆍ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도 일시 중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 내 주요 철도망인 암트랙은 이날 지진 이후 철로 등 점검을 위해 볼티모어-워싱턴D.C.간 열차를 감속 운영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가동돼 즉각 가동이 중단됐으며 비상발전기가 작동돼 별다른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밝혔다.
이날 리비아 사태를 보도하고 있던 CNN 등 현지 방송은 즉각 이를 중단하고 대신 지진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USGS의 루시 존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동부지역에서 최근 수십년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라면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몇 안되는 대규모 지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지진 직후 건물 안전점검 차원에서 워싱턴 본부의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 지질조사국(USCS)은 이날 지진의 진앙이 워싱턴 D.C에서 남서쪽으로 약 92마일(148㎞) 떨어진 버지니아주 미네랄 지역의 지하 0.5마일(0.8㎞) 지점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당초 지진의 규모가 5.8이라고 보도했으나 이후 6.0으로 정정한 뒤다시 5.9 또는 5.8로 재수정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여름 휴가지인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 지진 발생 직후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갖고 피해상황을 점검한 뒤 후속 상황을 계속 주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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