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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성과급, 작업복은 받아도 넥타이는 못받아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에 대해 공장 근로자들은 성과급을 받고 사무직 근로자들은 못받는게 말이됩니까? 이건 GM이 한국을 ‘생산기지’화 시키기 위해 사무직을 제발로 나가게하기 위한 수순의 일부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가운데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여는 집회는 지금까지 생산직 근로자들이 주축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지난 18일 부평 한국GM 본사 본관 앞을 점거한 500여명의 직원들은 사무직 ‘넥타이 부대’였다.

7월부터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한국GM 내에는 생산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외에 사실상 유명무실화 돼 있던 ‘금속노조 한국GM 사무노조’도 교섭권을 갖게 됐다.

하지만 한국GM 측은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회사 측이 생산직원들에 대해서만 성과급을 지급하자 사무노조는 복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관례적으로 지난해 성과를 자축하는 결과물로서(흑자가 났을 경우) 생산직과 사무직을 차등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22일 이창훈 금속노조 한국GM 사무지부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생산직의 경우 7월 말 지급된 격려금(250만원)부터 품질달성금(50만원)과 성과급(400만원) 등의 성과급조로 1인당 700만원씩 받은 반면 사무직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돼지 않았다”며 “생산직과 사무직의 동일 성과급 지급은 현대차나 르노삼성, 쌍용차는 물론이고 한국GM도 대우차 시절부터 당연시 되던 것인데 이번에 GM이 이를 깨려는 것은 사무직을 점차 줄이기 위한 수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부평연구소 사무직 근로자는 “지금까지도 생산직에 비해 사무직에 대한 사소한 역차별이 여러번 있었지만 이번 성과급 문제를 계기로 회사가 본격화 하려는 것”이라며 “처우를 떨어트려 직원들이 제발로 나가게 하는 사실상 정리해고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별 때문에 실제로 한국GM 부평연구소의 전장설계팀의 경우 지난 달 15명에 달하는 팀원이 한꺼번에 퇴사하는 일도 벌어져 업계에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사측의 설명은 다르다. 크리스 테일러(Chris Taylor) 한국GM 인사 및 변화관리부문 부사장은 지난 18일 사무직 구성원 전체에게 발송한 이메일 편지를 통해 “성과급에 대한 새로운 규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메일에 따르면 “이번에 생산직 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올해 말에 지급될 성과급을 미리 지급한 것이고 사무직에게는 내년에 지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무노조 측은 “7월까지 성과로 해당 연도의 성과급을 당겨서 미리 지급하는 회사는 없다”며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는 사측이 사무직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성과급을 설명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는 것이 들통난 것”이라고 받아쳤다.

업계에서는 인사상 불이익에 민감한 사무직들 수백명이 ‘노조’로 모여 회사를 향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로 보는 분위기다.

사무노조 측은 8월 중 1000명 규모의 대규모 직회를 준비해 GM미국 본사로도 이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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