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즐길 만한 데가 없는 걸일까? 있다. 제주도 중문해수욕장은 외국 해변 못지않게 서핑의 최적 장소. 또 최근엔 마니아를 중심으로 강원도 양양이 소위 ‘뜨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문제는 날씨다. 파도 세기와 주변환경은 서퍼들이 좋아하는 요건을 갖췄지만,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짧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국내에서 서핑이 대중적인 레포츠로 자리잡기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내린 비는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이에 패션업계에서는 점차 기후변화가 가져올 국내 패션트렌드의 흐름에 주시하고 있다. 서퍼룩의 상륙도 그 중 하나다.
여성 서퍼룩 브랜드인 ‘록시’는 이미 유럽, 호주, 동남아에선 인기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지 오래. 국내에서 힙합스타일 의상으로 인식돼 있지만 남성복 ‘퀵실버’ 역시 기본적으로 서퍼룩을 지향한다. 점점 ‘동남아 날씨’가 돼간다는 우려는 서퍼들에겐 오히려 반가운 일처럼 여겨질 수 있다. 국내에도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박동미 기자/ 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