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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 反기업정서 누그러뜨리는 것은 기업의 몫
MRO 사업 철수 결정

삼성 반기업 정서 달래기

장기적 상생 이어져야

이미지 개선 성공할 것





삼성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최근 심각해지는 반기업 정서를 완화키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중소기업 영역 침범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특단책이다. 그만큼 정부의 대기업 압박과 정치권의 포퓰리즘 파상 공세 속에서 ‘대기업이 다 해먹는다’는 국민의 시선이 점점 따갑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들어 반기업 정서가 다시 꿈틀대면서 재계를 위협하고 있다. 대한상의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세 이상 남녀 202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업호감지수(CFI: Corporate Favorite Index)는 100점 만점에 50.8점을 기록했다. 기업에 호감을 느끼는 이가 50.8%, 호감을 느끼지 않는 이가 49.2%라는 뜻과 다르지 않다.

기업호감지수가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 더 문제다. 지난해 상반기 54.0로 가장 높았던 호감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51.5로 떨어지더니 올해 상반기엔 50.8로 미끄러졌다. 반기업 정서의 급증을 의미한다.

물론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됐다. 상의가 처음 조사한 지난 2003년 하반기 기업호감지수는 최저점인 38.2였다. 최근의 호감지수 50 안팎은 7~8년 동안 반기업 정서가 많이 누그러졌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반기업 정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에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최근 전경련 제주포럼에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기업이 경영진에게 월급을 지나치게 많이 주고 있다”는 등의 기업 견제 발언 등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기업에 대한 외면은 기업 성장동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업들도 할 말이 없지는 않다. 경영의 많은 부분을 반기업 정서 희석에 노력해왔고 최근 동반성장 흐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지만, 그치지 않는 기업에 대한 반감에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기업 스스로 이미지 개선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상의가 발표한 기업호감지수에서 기업들은 국제경쟁력(82.8점), 생산성(66.6점), 국가경제 기여(50.9점) 등에선 평균 이상을 받았지만, 사회공헌(37.0점), 윤리경영 실천(23.0점)에선 낙제점을 받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줄달음치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공헌 등 나눔에는 인색했다고 국민들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물난리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방 구석구석은 물론 서울의 부촌인 강남마저 물폭탄을 피해가지 못했을 정도의 대형 재난이다. 수재민의 고통이 절정에 달한 이 시점에 기업들이 ‘통 큰’ 나눔을 보여준다면 반기업 정서 희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삼성의 MRO사업 포기 등 일련의 수순 역시 기업들의 긴급 처방이 아닌 장기적 상생의 단초로 이어질 때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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