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진重 개입 수위 논란
趙후보 청문회 내부 갈등도
풀릴 듯하면서도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7월 정국에서 여야의 고민은 중국 삼국지 시대의 나라와 인물로 정리가 가능하다.
우선 한나라당은 현재 위(魏)ㆍ촉(蜀)ㆍ오(吳) 3국 중 ‘오나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서 오나라는 오(吳)세훈 서울시장을 가리킨다. 한나라당 내에서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가 지도부 내 계파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고, 소속 의원들까지 논란에 가세하면서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와 나경원ㆍ원희룡 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과 쇄신파인 남경필 최고위원이 전면 반대하면서 분열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오나라의 맹주였던 손권(손학규)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형국이다. 민주당은 주민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현재 위나라의 ‘조조’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여기서 조조란 조(趙)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趙)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가리킨다.
민주당은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조 회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진 사태를 대하는 지도부 간 입장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청문회와 관련, “한나라당이 청문회에 합의만 해줘도 당이 숨통을 틔울 수 있을 텐데…”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손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 사태는 회사와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며 정부가 대처에 즉각 나설 것을 재차 촉구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강력 요청했다.
민주당 몫으로 추천된 조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위장 전입 등의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한상대 검창총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엄정히 치러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조 후보자가 ‘미운 오리’가 아닐 수 없다. 당내에서는 반드시 조용환 카드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는 기류가 감지되지만,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내부 의견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
또 양당 모두 촉나라의 ‘유비’로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출범 이후 사사건건 반대 목소리를 냈던 유(劉)승민 최고위원이 ‘목엣가시’다. 활발한 의견 개진도 좋지만, 대표의 권위가 서질 않는다는 불만 탓이다. 야권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 또한 진정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유(柳)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쉽지 않은 대상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