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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임협 잠정타결, 현대차에 영향줄까
기아자동차 노사가 올 임금협상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함에 따라 국내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는 평가다. 특히 기아차가 2년 연속 분규 없이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는 현대자동차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합의, 협상관행 재정립=기아차 노사가 보름 만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던 데는 사측 협상 대표인 이삼웅 기아차 사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장은 올 임협과 관련해 형식적인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한 후 밀고 당기는 이전 관행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회사의 실적을 감안해 실질적인 안을 제시한 후 현실적인 협상을 이끌겠다는 의지였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9일 기아차 사측이 노조에 건넨 1차 제시안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이었다. 사측은 기본급 8만5000원, 성과ㆍ격려금 300%+600만원, 무분규 타결 시 무상주 지급. 


기아차가 협상 보름 만에 분규 없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내 주목을 끌고 있다. 기아차 현장 직원들이 생산라인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사측 제시안에 담긴 진정성을 이해한 노조도 무리한 요구를 않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한 결과, 사측 제시안보다 기본급은 5000원, 성과ㆍ격려금은 100만원 늘어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기본급 인상분 및 성과ㆍ격려금 규모는 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또 협상 과정에서 파업을 하지 않은 덕에 기아차 노조는 직원 1인당 600만원(21일 종가기준) 규모의 무상주 80주 지급도 약속받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협상을 위한 협상이라는 이전 관행을 버리고 회사 실적을 반영한 사측의 실질적인 제시안과 이를 이해한 노조가 합리적으로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조기에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임단협 속도 내는 계기 될 듯=기아차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냄에 따라 올 임단협 협상을 진행중인 현대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임금협상만 놓고 보면 현대차 노사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사측 대표인 김억조 현대차 울산공장장(사장)이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 실적을 올 협상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노조 요구를 합리적인 선에서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협이 걸림돌이다. 현대차는 이전 단체협약 모든 조항을 일일이 검토하는 축조심의를 통해 노조 요구안을 만들어 사측에 전달했고, 노사는 이미 2회에 걸쳐 내용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조항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냈다.

다만, 올 4월1일부터 현대차에 적용된 타임오프제 시행과 관련된 단협안 개정에 대해 노조가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 타결이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 자녀 채용 시 가산점 부여와 같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조항도 최종 합의를 가로막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임협 타결로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합의 상태로 남아 있는 현대차가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기아차 잠정 합의가 사측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내용에 대해 현대차 노조가 전향적인 자세를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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