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글로벌기업 업 앤 다운-쇠락하는 기업 2> JAL, 정부만 믿고 방만경영한 대가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사로 군림했던 JAL의 추락은 항공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JAL이 몰락한 건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JAL의 파탄 원인을 조사한 사내 특별감사 조사위원회는 정치권에 의존한 경영을 첫 이유로 꼽았다. 기업의 정체성을 ‘국적항공사’로 규정짓고 방만하게 경영을 펼친 결과, 법정관리라는 파국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성공 비결에 대해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일찌감치 국적항공사에서 민간 항공사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과 JAL의 엇갈린 선택이 결국 양극단의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 JAL은 테러, 금융위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으로 승객이 크게 감소했던 시기에도 구조조정 등 특단의 조치 없이 긴급융자에만 의존하며 경영을 이어갔다. 정ㆍ관계에 의존하려고만 했던 무책임 경영이 JAL의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해 1월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간 JAL은 올해 3월 채무를 청산하고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탈피했다. 14개월 동안 JAL는 피눈물나는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면서 전 세계에 걸쳐 있던 항공노선도 대폭 축소했다. JAL이 자랑하던 글로벌 위상은 질 뿐 아니라 양으로도 옛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된 셈이다.

일본 내 저가항공사가 점차 세를 넓히고 있어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든 JAL이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일본 원전 사고라는 외풍(外風)까지 겪으면서 일본 항공 수요가 급감했다. 경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는 JAL에겐 직격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는 이미지로 승부하는 분야인데 JAL이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원 경영’에 나선 이나모리 가즈오 JAL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변수다.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며 탁월한 경영 능력을 선보였던 이나모리 회장은 JAL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무보수로 CEO를 맡고 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