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휴가가 악몽으로 바뀌기도 한다. 차량이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다. 따라서 흥겹게 떠난 휴가를 좋은 추억으로 남기려면 차량상태 점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은 휴가철 장거리 운행으로 다른 계절보다 차량에 더 무리가 가고, 외부 환경변화로 전장부품이 오작동할 우려가 높은 계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비게이션, 오랜 시간 직사광선 노출 피해야=내비게이션은 휴가철 필수품이다. 먼 거리를 여행하는 데 있어 더없이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자동차 용품 역시 내비게이션이다.
여름철 차량 내부 온도는 섭씨 7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이때 차량 앞유리에 부착돼 있는 내비게이션을 직사광선에 오랜 시간 노출시키면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배터리가 장착된 내비게이션이라면 폭발의 위험도 안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 또는 보관할 때 적정온도는 섭씨 0~40도이다. 때문에 휴가철 외부에 오랜 시간 차량을 주차할 때에는 그늘진 곳이나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야외에 주차해야 할 때는 전용커버나 수건, 신문지 등을 덮어 차량 내부온도가 지나치게 높이 올라가거나 내비게이션이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엔진, 과열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여름휴가 때에는 높은 온도에 정거리 이동은 물론 에어컨도 오랜 시간 작동시키기 때문에 엔진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엔진온도를 적정선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냉각수가 흐른 흔적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냉각수 주입구는 물론 보조탱크까지 점검한 후 부족하면 보충해야 한다.
올바른 냉각수 선택도 필요하다. 요즘 자동차 설계기술 향상과 경량화로 알루미늄합금이 많이 사용되는데 라디에이터와 실린더 헤드가 알루미늄으로 처리된 차량에는 반드시 사계절용 부동액을 써야 한다. 또 수돗물을 냉각수로 보충하거나 전량 사용하면 침전물이 생기고 이로 인해 라디에이터가 부식돼 냉각수가 샐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엔진을 식혀주는 팬을 돌려주는 팬벨트가 너무 느슨하거나 팽팽하지 않도록 챙겨야 하고 계기판 냉각수 온도를 표시하는 수온계도 살펴 엔진온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라디에이터 호스도 상처가 없는 지 점검이 필요하다.
이밖에 무덥고 차량 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켜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엔진이 과열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모품, 안 챙기면 어려움의 원인 돼=휴가철 장시간 이동 시 중요한 안전장비 가운데 하나가 와이퍼다. 갑작스레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와이퍼가 제 기능을 못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커진다. 휴가를 떠나기 전 블레이드(고무부분)의 마모상태를 점검하고, 작동 시 시야가 깨끗하게 확보되는 지 꼭 챙겨야 한다.
엔진오일과 브레이크오일 체크도 필수다. 엔진오일은 1만㎞마다 오일필터와 함께 갈아주는 것이 좋다. 4~5만㎞를 주행한 차량이라면 브레이크액 교환도 검토해야 한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브레이크액은 보충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폐차할 때까지 교환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이 경우 브레이크 성능에 문제가 발생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타이어 마모와 베터리 충전 및 브레이크 상태 등도 미리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관리를 제대로 못한 탓에 생기는 조그만 문제로 여름휴가를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미리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