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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주인 찾기…증권가 분석‘중구난방’
이르면 다음달 말 윤곽을 드러낼 총 자산 16조원, 시가총액 15조원의 ‘공룡’ 하이닉스의 새 주인 찾기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은 재계 못지않게 뜨겁다. 그런데 증권가의 분석들은 중구난방이다. 인수 후보 분석은 물론 하이닉스의 기업가치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차가 뚜렷하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 이해관계가 얽힌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증권사 간 대리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 혼란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하이닉스에 대한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된 지난 8일 이후 나흘간 증권가에선 하이닉스 인수 내용을 담은 보고서 총 12개의 보고서를 쏟아냈다. 이 중 10개가 SKT에 집중됐다. STX에 관한 보고서는 단 한개도 없었다. 나머지 두 개는 하이닉스 관련이다.
SKT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에 관한 증권가의 시각은 SK, KTB투자, NH투자, 유진은 긍정론, 삼성, 대신, 동부, 한국투자, KB투자는 부정론으로 뚜렷이 갈린다. ‘중립적’인 견해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11일 SKT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도 종전 대비 15.5%나 내려 16만9000원으로 변경했다. 증권가 최저 수준으로, 다른 증권사의 목표가가 2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해도 하향 강도가 세다.
하이닉스 인수 추진은 경기 방어력과 예측 가능한 수익성 및 배당정책 등 SKT의 투자 매력을 훼손할 수 있고, SKT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경험 부족, 추가 설비 투자 부담과 큰 업종 변동성 등으로 인수 효과도 불투명하다는 게 나름의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를 두고 계열사 지원 사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자금력을 지닌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진출이 삼성전자엔 ‘눈엣가시’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SK증권은 보고서에서 “하이닉스 인수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며 SK텔레콤을 옹호하고 나섰다. SKT의 재무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고, 사업 다각화 행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SKT의 최근 주가 약세는 하이닉스 인수 우려 외에 외국인 보유 한도 제한으로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 제외된 영향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경기변동에 상당히 민감한 반도체 사업은 SK텔레콤의 양호한 사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하이닉스의 수익 변동성과 대규모 자본지출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S&P는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하면 부정적 관찰 대상 지정과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화 기자/bett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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