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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울의 역설’
기아자동차 쏘울이 지난달 쏘렌토R를 제치고 미국 내 기아차 모델 베스트셀링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쏘울이 기아차 모델 중 미국 판매 수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9일 기아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쏘울은 미국에서 1만1314대가 판매되며 1만13대에 머문 쏘렌토R를 제치고 브랜드 내 판매순위 정상에 섰다. 본질가치에 비해 정작 한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쏘울이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은 결과다.

쏘울이 한국에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볼륨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스카라는 컨셉트가 고객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져 대량판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반면 시장규모가 크고 차량에 대한 선호도 스펙트럼이 다양한 미국은 달랐다. 합리적인 가격에 각종 상을 휩쓸 만큼 뛰어난 디자인 등이 어필하면서 출시 초기부터 예상밖의 인기를 누렸다.

그 결과 미국 진출 초기부터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도요타 싸이언xB를 뛰어넘었다. 이후 시장에 진출한 닛산 큐브도 쏘울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쏘울, 큐브, 싸이언xB 등 이른바 박스카로 분류되는 세 차량은 작년 초까지는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해 4월 이후에는 쏘울이 압도했다. 특히 올 3월 쏘울이 월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이후에는 더 이상 경쟁이 의미가 없어질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쏘울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올 3월 1만28대 판매고를 올린 쏘울은 4월 1만459대, 5월 1만1157대에 이어 지난달에는 1만1314대가 팔려나가며 4개월 연속 월 1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판매실적은 한국에서 만들어져 수출되는 차량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쏘렌토R마저 제치고 거둔 성과여서 의미는 더욱 값졌다.

이처럼 한국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쏘울이 미국에서 히트상품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명확한 타겟을 정하고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쏘울은 2009년 3월 미국 진출 당시 생애 첫 차를 구입하려는 젊은층을 염두에 두고 햄스터가 등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점차 인지도가 쌓인 이후에는 햄스터가 랩으로 노래를 부르는 광고로 대체했다. 그 광고는 유튜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쏘울의 인지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격적인 광고를 통해 생애 첫 차를 구입하는 주체인 젊은층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차량을 사주려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강점이 있어 쏘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쏘울은 미국 내 박스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어 판매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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