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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 ‘하이닉스 인수포기’ 왜?
가격 비싸고 시너지효과는 적어
3兆이상 자금투자 무리수

반도체사업 경기부침 심해

최악땐 그룹 타격 우려감도


유력 인수 후보였던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에도 하이닉스 매각이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6일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기로 공시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태양광 모듈 사업에 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이 결합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전에 참여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부 검토 결과, 인수가격을 감안할 때 시너지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태양광 사업이 시행 초기라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로 적은데, 이 사업부의 시너지를 위해 3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붓는 것은 무리수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반도체 사업이 경기 부침이 심한 사업이라는 점도 현대중공업에 하이닉스 인수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이 경기에 따라 편차가 심한 특성을 감안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위해 사업 다각화에 힘써 왔다. 이에 따라 조선 관련 사업부 및 계열사가 차지하는 매출이 40% 이내로 줄이는 대신, 빈자리를 신수종 사업 부문으로 채웠다. 업계에서도 현대중공업의 노력에 대해 성공적인 사업다각화 사례로 손꼽을 정도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조선과 같이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큰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면 외부 변수에 따라 매출 편차가 심해지는 사업 다각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면서 하이닉스 매각은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인수 가능성이 회자되었던 LG나 효성, SK 등의 후보 기업들의 인수 의지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 반도체 사업을 하이닉스(구 현대전자)에 뺏긴 LG는 당초 사업적 시너지 면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지만, 당시 정부 주도로 이뤄진 ‘빅딜’에 대한 불만이 오너 층에서 여전한 상황이라 발을 뺀 상태다.

지난 2009년 유일하게 LOI를 냈다가 철회한 효성도 이상운 부회장이 올해 인수ㆍ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집안 단속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SK는 아예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하이닉스 인수에서 발을 빼는 양상이라 이번 매각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거론된 국내 기업들 말고, 국내외 펀드 형태로 제3의 투자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워낙 덩치가 크고 경기변동성이 큰 사업이라 선뜻 누가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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