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 수명 만료…가동중단 原電 전력난에 밀려 고심끝 결단
논란 속에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오는 17일 재가동된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졌지만, 극심한 여름철 전력난 때문에 정부는 재가동을 결정했다. 하지만 재가동된다고 해서 수명이 연장된 것은 아직 아니다. 내년 말이면 월성 원전 1호기의 설계 수명은 끝이 난다. 5일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정비와 규제기관의 심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예정대로 월성 원전 1호기를 17일 재가동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재가동은 수명 연장 여부와는 상관없는 조치이며, 일단 설계 수명이 끝나는 2012년까지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월성 원전의 가동 연한을 늘릴지, 말지 여부는 원자력 안전규제당국인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내년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수소 제거 설비 보완 조치는 14일까지 마무리된다.
경북 경주에 소재한 월성 원전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78년 4월 가동된 고리 원전 1호기 다음으로 오래된 원전이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위해 2009년 4월 가동을 중단하고 약 3000억원을 들여 주요 설비를 교체했다. 가장 오래된 고리 원전 1호기는 이미 수명 10년 연장 판정을 받아 지난 5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으로 국내 노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면서 월성 원전 1호기 재가동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지역 주민의 반대가 극심했던 탓이다. 하지만 올여름 국내 전력 사용이 크게 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정부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월성 원전을 우선 재가동하기로 판단을 내렸다. 이번 재가동 결정으로 월성 원전 1호기 수명 연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