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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여성부서 1년…아내의 위대함 깨달아”
30년 공직생활 마감 김교식 前 차관
숫자에 파묻혔던 삶서 온기 체험한 시간

친정가족맺은 몽골여성 보살핌도 지속



지난 7일 여성가족부 13층 대회의실, 김교식 전 여성부 차관이 직원들 앞에 섰다. 이날은 김 전 차관이 1년여의 여성부 생활을 마치는 날이었다. 김 전 차관은 “30년을 기획재정부에서 일했고 1년3개월을 여성부에서 일했지만 느끼기에는 여러분과 함께 30년을 일한 것 같다. 공직생활을 여성부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직원들은 김 전 차관의 진심 어린 인사에 박수를 보냈다.

자타공인 경제통으로 30여년 공직의 길을 걸어온 김 전 차관은 여성부에 몸 담기 전까진 ‘숫자’를 닮은 사람이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재산소비세제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치며 투신사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기관 민영화 등 따뜻한 감성보다는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일들을 주로 맡았다.

하지만 여성부 차관으로 보낸 지난 1년여는 마음의 온기를 정책에 불어넣는 시간이었다. 조손가족 등 취약가족 지원, 불우 청소년 보호 및 지도, 다문화가족 지원 등에 힘쓰며 현장을 찾아 정책 실효성을 점검했다. 실제 몽골 다문화가족과 친정가족 관계를 맺은 그는 지금까지도 몽골 이주여성을 딸처럼, 그의 자녀들은 손자녀처럼 보살피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년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따뜻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기회다. 조직과 예산 등이 타부서에 비해 취약해 일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여성부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그는 지난해 7월 발생했던 베트남 여성 피살사건을 꼽았다. 그는 “그 일을 계기로 다문화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사건 발생 직후 관계부처회의를 소집해 국제결혼 건전화 대책 등을 수립하고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여성연맹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결혼이 정상화되도록 결혼 전에 상대방의 신상정보를 상세히 교환하는 등 국제결혼 절차를 강화했는데 아직 정착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여성부를 떠난 지금도 다문화정책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전하다. 김 전 차관은 “지금까지의 다문화 정책은 다문화 1세대인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착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금부터는 그들의 자녀, 즉 다문화 2세대들의 장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 이들이 장차 사회의 희망이 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성부 차관으로 일하면서 “여성인 아내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아내는 맞벌이를 하며 아이들 교육과 집안 살림까지 도맡았다. 여성부에서 일을 하며 아내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지 깨닫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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