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4일 인터넷을 통해 난자 매매를 알선한 혐의(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모(40ㆍ여)씨와 정모(2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의 소개로 난자를 제공한 송모(28ㆍ여)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제공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난자 채취ㆍ이식 수술을 한 산부인과의사 남모(49)씨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 등 브로커들은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포털사이트에 불임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를 운영하며 송씨 등 난자 제공자와 난자를 이식받을 불임 여성을 모집, 모두 16차례에 걸쳐 매매를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난자 의뢰인에게 500만~1000만원을 받고 이 가운데 100만~600만원을 제공자에게 떼줘 차액을 남기는 수법으로 모두 3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윤리법상 난자 채취는 평생 3번밖에 할 수 없고 6개월 이상의 간격을 둬야 하지만 제공자 가운데 한명은 8개월 동안 3번이나 난자를 채취해 팔기도 한 것으로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제공자들은 신원을 감추려고 흐릿하게 복사한 남의 신분증을 병원에 냈고 단기간 여러 차례 시술을 받는 바람에 기억력 감퇴 등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브로커들은 난자 제공자의 나이와 키, 몸매, 출신학교 등에 따라 ‘매매가’를 정하고 프로필이 담긴 명부를 만들어 의뢰자에게 제공하는 수법으로 난자 거래를 중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돈이 급한 주부나 대학생, 영어강사, 내레이터 모델 등이 난자를 제공했다”며 “난자 이식 수술은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시술하면 보건복지부에 신고하도록 돼있는데도 일부 병원은 진료기록부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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