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을 생각한다면 경차를, 편안함을 추구한다면 중대형차를 선택해야 했던 소비자도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하이브리드, 친환경 디젤 등 세단의 넉넉함과 고연비의 경제성까지 갖춘 모델이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졌기 때문이다.
▶“친환경차를 이끈다” 하이브리드 기술 만개 = 하이브리드 기술은 고연비 모델을 이끄는 대표주자격이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각각 공인연비가 21㎞/ℓ다. 경차 중에서도 고연비를 자랑하는 기아의 모닝(19㎞/ℓ)보다 연비가 높다.
두 모델은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를 장착한 이 방식은 엔진이 완전히 정지된 상황에서 시동 및 저속 주행을 실시하고, 주행 과정에서 남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최대출력 191마력으로 연비 뿐 아니라 힘도 만만치 않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원조격답게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자랑한다. 프리우스는 연비가 29.2㎞/ℓ로 ‘30㎞/ℓ’대 진입까지 근접해 있다. K5 하이브리드 등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연비에선 독보적인 강점을 보인다. CT200h도 연비가 25.4㎞/ℓ다.
현대기아차가 경쟁상대로 꼽은 도요타의 모델 캠리 하이브리드는 19.7㎞/ℓ로 20㎞/ℓ에 약간 못미친다. 캠리나 K5,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 프리우스나 CT200h의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떨어지지만, 크기나 힘에선 오히려 낫다는 장점이 있다.
▶‘고유가 시대엔 역시’, 친환경 디젤 열풍 = 일본, 한국업체 등이 하이브리드 모델에 주력한다면 유럽업체는 친환경 디젤 모델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폭스바겐의 제타 1.6 TDI 블루모션은 연비가 22.2㎞/ℓ다. 중형차급 차체를 갖추면서도 연비를 하이브리드급으로 끌어올렸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도 연비가 21.9㎞/ℓ에 이르는 등 폭스바겐은 친환경 디젤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푸조가 최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출시한 중대형 세단 508 악티브는 친환경 디젤에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모델이다. 디젤 엔진에 차량 속도가 8㎞/h 밑으로 떨어지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배터리에 충전된 에너지로 차가 유지된다. 이후 다시 출발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했다. 연비는 22.6㎞/ℓ.
푸조 측은 “디젤 기술에 정차 시 낭비되는 연료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까지 도입해 도로 실주행에서 더 큰 연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비 20㎞/ℓ도 거끈, 가격 경쟁력은? = 고연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요소는 구매가격이다.
기본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모델이 기존 모델보다 비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자동차도 대중화를 꾀하면서 점차 가격 폭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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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는 각각 4590만원, 3790만원에 판매한다. 렉서스 CT200h도 가격이 옵션에 따라 4190만~4770만원으로 판매 중이다. 현대기아차가 도요타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지만, 도요타는 대신 일찌감치 하이브리드 시장에 제품을 출시, 운영하면서 시장으로부터 검증받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연비 20㎞/ℓ의 친환경 디젤 모델은 한층 선택 가격대의 폭이 넓다. 폭스바겐의 제타 1.6 TDI 블루모션은 3190만원이며, 2.0 TDI가 3490만원이다. 푸조가 최근 출시한 508 악티브는 42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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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가솔린보다 저렴한 디젤이 더욱 각광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20㎞/ℓ 이상의 연비를 당연히 갖춰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연비 경쟁은 기본, 향후 고연비 차량의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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