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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희 선임기자의 컬처 프리즘>나가수 열풍 ‘임재범의 그녀’…최고의 디바를 꿈꾸다
뮤지컬배우 차지연
임재범 ‘빈잔’ 피처링

폭발적 가창력 ‘미친 존재감’

‘그대는 어디에’로 가수 데뷔

주요 음원차트 1위 휩쓸어

“어려웠던 시절 좋은 경험

관객마음 토닥이고 싶어요”


큰북 연주에 ‘추임새’처럼 단 몇 소절로 흘러나온 코러스였지만, 후광은 눈이 부실 만큼 빛났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빈잔’을 부르는 동안 카메라가 고정된 순간은 수 초. 짧았지만 강렬했던 이 무대는 ‘생계형 뮤지컬 배우’ 차지연에게 가수의 꿈을 이어준 기회가 됐다. 무명시절 차지연의 재능을 처음 눈여겨본 하광훈이 “때를 기다리면,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이라던 말대로 데뷔곡 ‘그대는 어디에’는 발표하자마자 주요 음원사이트와 뮤직비디오 차트 1위를 휩쓸면서 가요계에서 임재범과 함께 가요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됐다.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차지연은 “편곡을 맡은 (하광훈)선생님이 가수 임재범 선배님을 아느냐고 묻더니 ‘골 때리는’ 곡을 부르는데 여자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일단 와보라고 해서 녹화 전날 가서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다”면서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 공연 중이었기 때문에 방송 앞 부분만 봤는데, 무대에서 내려오니 휴대폰에 문자를 보고 반응이 좋았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임재범의 그녀’로 불리며 쏟아지는 관심에 낯설어 했다.

화제작 ‘서편제’‘몬테크리스토’‘엄마를 부탁해’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차지연은 뮤지컬계에서도 주목받는 재목이었다. 데뷔작인 ‘라이언킹’ 오디션에서 만난 아사리 게이트 시키극단 회장은  “아시아의 금별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첫 발부터 주역을 따내며 행운이 따랐지만 차지연에겐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울만큼 힘든 시기였다. 빚만 잔뜩 있는 어려운 살림에, 몸이 많이 아픈 어머니 때문에 어떡하든 살아야 했다. 은행이든 카페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70만원이 채 안됐다. 병석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뒷바라지하며 월세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뮤지컬배우가 되면 월급 130만원은 받을 수 있다는 동기의 말에 무조건 진로를 바꿨다.

차지연은 “아르바이트로 입시생을 상대로 레슨을 해주다 뒤늦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학자금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됐다. 전액 장학금까지 받았지만,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첫 작품부터 주연을 맡았지만 제겐 암흑기였어요, ‘라이언킹’ 출연중 월세를 못내게 돼 결국 길바닥에 살림이 내동댕이쳐지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당장 단칸방이라도 얻어야 했기 때문에 극단에 가불을 해달라고 사정했어요. 그래도 액수가 모자라 출연 계약을 하고 선불을 받고,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많은 작품에 출연해야 했어요.”라며 뮤지컬배우로 첫 발을 들여놨던 시절을 돌이켰다.

뮤지컬 ‘서편제’의 주연배우 차지연이 디지털싱글 ‘그대는 어디에’를 발표했다. 차지연은 ‘임재범의 그녀’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라이언킹’ 출연료인 1800만원을 겨우 가불받았지만 월급은 나오는대로 차압이 들어왔다. 다행히 3대째 음악을 해온 집안에서 자란 차지연은 타고난 재능을 인정받아 경력에 비해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인간문화재인 송원 박오용 선생이 외할아버지였던 덕에 3살때부터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고, 어머니 박미선씨는 통기타 가수 출신이다.

  어머니는 큰 수술 후, 공연장을 직접 찾아올 만큼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이제 겨우 서울 상도동에 전세를 얻어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됐다는 그는 “‘엄마를 부탁해’ 공연 중에는 엄마 생각이 나서 마지막 곡을 부를 때마다 눈물을 펑펑 흘린다”면서 “다치고 아팠던 경험들이 노래에 우러나오는 것 같다. 노래를 하면서 치유되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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