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하이닉스(000660)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사이 기관의 ‘러브콜’과 ‘갤럭시S2 효과’를 업고 삼성전자(005930)가 반격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3만원 징크스’를 깨고 대중주를 넘어 정보기술(IT) 대표주 자리를 넘보던 하이닉스의 주가는 두달여만에 다시 2만원대로 밀렸다. 최근 한달새 18% 가까이 하락했다. D램값 약세와 기업 인수ㆍ합병(M&A) 관련 유상 증자 이슈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반해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선(先) 조정을 받았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2 등 스마트폰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을 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를 대비해 ‘차ㆍ화ㆍ정’(車ㆍ化ㆍ精)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은 국내 정보기술(IT)주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미 경제의 ‘소프트 패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무장한 국내 IT주의 실적은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갤럭시S2의 판매 호조로 2분기 실적이 순항중인 것으로 평가되는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출하량은 1700만대를 상회해 기존 전망치 16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이로 인해 2분기 통신사업부 영업이익 1조 4100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에 대해선 “최근 모바일 D램값 급락은 저가(low-end) 제품에 국한된 것이고, 삼성전자의 주력인 고부가 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2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사업부에 대해 “업황 회복의 지연으로 2분기 흑자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나 액정표시장치(LCD) TV 업황 회복과 아몰레드 5.5G 가동 정상화에 힘입어 하반기 큰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하이닉스에 매물 폭탄을 내놓고 있는 기관들이 삼성전자는 사들이고 있어 수급 여건도 좋은 상황이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기관들이 운송, 화학, 정유를 매수하느라 포트폴리오내 ‘비중 축소’(언더웨이트)로 낮춰놨던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을 다시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역시 아직 팔 때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시장에 나도는 각종 M&A 관련 루머와 ‘실적 기대가 부담스럽다’는 회사 임원의 언급으로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이익 자체를 보면 양호한 수준이란 평가다. 특히 하반기 이후 분기 실적 개선폭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외국인도 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윤창보 GS자산운용 CIO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D램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어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안정성을 바란다면 삼성전자 주식을 추천하고, 좀더 위험을 감수한다면 하이닉스 주식 매입을 고려해볼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