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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비 탁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운전재미는?
[양양(강원)=이충희 기자]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가격은 프리미어가 2975만원, 로얄이 3295만원이다. 개별소비세 130만원을 할인받은 가격으로, 동급 가솔린 모델에 견줘 428만원 비싸다. 현대자동차 측은 연간 2만㎞를 달리는 운전자라면 2년6개월이면 본전을 뽑는다고 한다.

그럼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중 어느 차를 선택해야 할까. 차를 사서 3년이 되기도 전에 중고시장에 내놓을 운전자가 하이브리드를 사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만약 10년 이상 몰겠다고 한다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게 맞다.

그런데 5년 정도 탈 계획이라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주행거리는 5만㎞ 이상 나오겠지만 실연비가 공인연비에 비해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연비가 공인연비인 ℓ당 21㎞에 근접하느냐갸 관건인 셈이다.

1년 가까이 기다려 온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할 기회를 가졌다. 시승코스는 강원도 양양 쏠비치리조트에서 정동진 인근까지 왕복 약 120㎞ 길이었다. 갈 때는 7번 국도로, 올 때는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내가 운전한 구간은 동해고속도로를 통해 돌아오는 길이었다.


시승에 앞서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변화를 준 디자인을 둘러봤다. 가솔린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와는 달리 많은 부분이 새로웠다. 윙타입에서 6각형의 헥사고날 형태로 바뀐 그릴과 공기역학을 고려해 날렵해진 사이드미러 및 차량 후면부, LED를 채택한 램프 등이 이 차가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회사 측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하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고객 성향을 반영했다고 한다. 그 의도에 상당히 접근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내는 얼핏보면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트립컴퓨터와 하이브리드 전용 내비게이션 등이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만들고 있었다.

차량 출발을 위해 스마트키 버튼을 눌렀다.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아 다시 버튼을 누르자 오히려 시동이 꺼졌다. 이미 시동이 켜졌지만 내연기관 차량의 느낌과 달리 너무 조용해 시동이 켜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까닭이었다.

출발을 위해 엑셀러레이터에 가볍게 발을 올렸다. 시동을 켤 때와 마찬가지로 출발 역시 조용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기 전 지방도를 따라 시속 60㎞의 속도로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운전했다. 연비는 ℓ당 20㎞ 안팎에서 유지됐다. 

문제는 앞서가는 차량이었다. 편도 1차로의 지방도인 탓에 속도를 지나치게 낮추고 가는 앞 차량의 페이스를 따를 수밖에 없어 답답했다. 추월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중앙선을 넘어 엑셀러레이터를 깊숙이 밟았다.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곧바로 튀어나가는 차량에만 익숙했던 탓에 0.5초 가량 멈추었다 반응을 보이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동작에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앞으로 치고 나갔고 가볍게 앞 차량을 넘어설 수 있었다. 초기 반응속도만 아니라면 성능은 세단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동해고속도로에 진입해서는 시속 90㎞에 속도를 맞추고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켰다. 날씨가 더웠던 탓에 운전하는 내내 에어컨은 가동시켰다.

차량흐름이 원활해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고 정속주행을 했다. 연비는 점점 좋아졌고 고속도로를 30㎞ 가량 운전할 무렵에는 연비가 ℓ당 24㎞를 넘나들었다. 이후 고속도로를 나와 지방도를 7~8㎞ 가량 더 달려 목표지점인 쏠비치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최종 연비가 ℓ당 23.5㎞를 가리켰다.

회사 측이 밝힌 ℓ당 21㎞보다 더 나은 연비가 나온 것은 정속운행이 가능한 크루즈컨트롤 기능에 의존했고, 차량흐름이 좋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연비에 있어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연비가 높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에어컨을 최대로 켜고 창문을 내린 채 급출발과 급제동을 반복하면 연비는 ℓ당 7㎞ 아래까지도 내려간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이 무리하게 운전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비는 뛰어났다.

다만, 연비를 지나치게 고려한 주행을 하다보면 운전하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물론 이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비와 운전하는 재미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고객의 몫이니 말이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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