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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정책 조율 없이 휘발성 발언 난무…MB노믹스 ‘비틀비틀’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행보가 갈수록 종잡기 어렵다.

‘원조’ MB노믹스의 정책 기조인 시장 자율과 감세, 민영화 등에 반하는 발언들이 여권 핵심인사들의 입에서 최근 쉴 새 없이 튀어나오고 있지만, 정작 청와대 내에서는 정책 변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없다. “개인 의견”이라거나 “MB노믹스의 근간에는 변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무책임한’ 청와대와 ‘무감각한’ 강단 출신 실세들, ‘복지부동’하는 관료들이 어우러져 정책 모순과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이 “정부는 기업 잘 되게 하는 게 목표”라며 기업들을 추켜세울 때만 해도 정ㆍ재계 간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16일 “기업 총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것을 신호탄으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17일 초과이익공유제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고, 같은 날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감세 철회 공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민심 이반의 근본 원인인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게 여권 내의 공통된 인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출범 초에는 금융위기 극복와 경제 활성화가 관건이었지만 지금은 사회 양극화 해소가 당면 현안”이라며 “대통령이 재계의 협조를 당부하고 친서민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런 사회 갈등 요인을 정부가 중재하고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성이 재벌 때리기로 오해받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기조 변화를 연착륙 시킬 수 있는 당ㆍ정ㆍ청 간 정책조율과 고민보다는 휘발성 발언들만 시장에 난무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들이 바라는 것은 친기업이 됐건 친서민이 됐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다. 지금처럼 설익은 내용들로는 시장 반발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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