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10곳 중 4곳은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자사의 노력이 B학점(80점)은 된다고 자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업은 80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60.1%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28.7%로 나타나 사랑받는 기업을 향한 경영 노력은 아직 대기업 쪽에 편중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구체적 노력 중 ‘기부문화’에 대해서는 대기업(2.3%)보다 오히려 중소기업(5.1%)이 적극적인 것으로 나와 주목된다. 기부문화가 확산돼 있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 대기업은 사회공헌이나 동반성장에 주력한 나머지 기부에는 너무 소홀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사랑받는 기업, 핵심은 품질=헤럴드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소재기업 1012곳(대기업 316곳ㆍ중소기업 696곳)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해 17일 발표한 ‘국내기업의 CSR 등 사랑받는 기업을 위한 경영현황’에 따르면, 자사의 노력 정도를 80점 이상(38.5%)으로 평가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60점 이상(34.4%), 50점 이상(13.0%), 50점 미만(7.5%), 30점 미만(4.8%) 순이었다. 100점 만점이라고 답한 기업은 0.6%였고, 0점으로 생각한다는 기업도 1.1%에 달했다.
60점 이상(73.5%)이 대부분으로, 우리 사회에서 사랑받는 기업의 개념이 정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체로 양호하지만 아직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이 저조하다는 해석과 함께 이에 대한 분발이 요구된다. 이 같은 1000곳 이상의 사랑받는 기업에 대한 자체 성적 매김은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데이터라는 평가다.
‘사랑받는 기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어떤 점에 중점을 두는가’라는 질문에 ‘품질 경쟁력 강화’(24.1%)가 가장 많이 꼽혔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품질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원칙론’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사회공헌활동(16.3%)과 일자리 창출(13.9%),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13.0%), 동반성장(9.2%)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기부에서만큼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쪽에서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와 대기업의 기부문화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고 답한 기업들은 ‘기업 규모가 작아 여력이 없다’(75.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대답은 대기업에서 40.0%에 달했고, 중소기업에선 두 배 가까운 78.6%로 나왔다.
▶글로벌 사회공헌 “관심은 있지만…”=상대적으로 자금 규모 등이 달리는 중소기업은 글로벌 사회공헌 쪽에서도 같은 열세의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기업 49.7%, 중소기업의 1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45.3%) 중소기업은 글로벌 사회공헌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천할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42.4%는 현재 글로벌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는 실천을 할 것이라고 응답해 규모와 자금, 성장성이 뒷받침되면 해외와의 소통에도 나설 뜻을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사회공헌과 나눔경영, 해외 봉사경영 등에 있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실행력에서는 편차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소기업들은 아직 힘이 부치지만 글로벌 나눔에도 관심이 큰 만큼 사랑받는 기업을 향한 국내기업들의 노력은 분명 알찬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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