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KEPCOㆍ사장 김쌍수)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전력 기자재에 대한 시험설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고가의 시험설비를 지원하는 형태의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로 꼽힌다.
한전은 2000년 KEPCO의 투자와 정부출연, 업체출연 등을 통해 총 269억원의 사업비로 준공한 대전력 시험설비 23종을 국가 공인시험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ㆍ원장 유태환)에 2005년까지 무상으로 임대해준 데 이어,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올해 3월에는 무상출연을 결정했다.
이 설비는 매년 150여개 기업, 500여건의 전력기기에 대한 대전력 성능평가에 이용되고 있으며, KERI 창원 본원의 시험설비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인지역 중소기업들로부터 시험기간의 단축 및 설비 이용의 편의성 등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한전의 이번 설비 무상출연으로 임대료를 시험료에 반영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기업체는 시험료 부담을 15%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KERI 의왕분원의 시험의뢰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업계 부담 완화와 배전급 기자재 가격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무상출연으로 STL(국제단락시험협의회) 자격을 갖추게 된 전기연구원이 국제 공인인증기관으로 인정받게 되면 해외 수출을 위한 국제공인인증시험 성적서 발행이 가능케 됨으로써 기업체의 수출을 위한 시험 소요기간 단축 및 추가비용 절감 등 수출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개폐기를 수출하는 인텍전기전자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배전급 기자재 업체들이 중동 및 유럽 수출을 위해서는 STL의 인증을 받은 성적서를 해당 수출국에 제출해야 하며 STL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비용이 수반(개폐기 시험의 경우 해외 1억원, 국내 KERI 시험 시 3000만원)되는데, KERI가 국제공인인증기관이 된다면 290여개의 수출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한전의 시험기기 무상출연을 반가워했다.
한전의 이 같은 고가의 시험설비 무상출연은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협력을 강조하는 김쌍수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김쌍수 사장은 “KERI 의왕분원의 시험설비는 국내 중전기기업계의 개발시험 비용부담을 경감시키고 성능평가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기업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공익 목적의 국가적 설비”라며 “중전기기업체와 한전의 대표적 윈-윈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