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론을 불러 일으킨 진앙지는 인텔과 엘피다다. 미국 인텔은 최근 3D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반도체 칩 생산을 올해 시작한다고 밝혔고, 일본 엘피다는 최근 25나노급 D램을 개발하고 7월부터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사실이라면 글로벌 1등을 자부하던 삼성전자에게는 심각한 위협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삼성 내부에서는 1등을 향해 달렸고, 1등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누려왔지만 앞으로는 글로벌경쟁사과의 비교 우위 전략에 특단의 시나리오를 가동해야 한다는 말도 흘러 나온다.
다만 인텔과 엘피다의 발표와 달리 신제품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제품이 시장에 나와야만 파급력을 알 수 있어 당분간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나온다.
“인텔이 발표한 3D 트라이게이트 트랜지스터는 단순히 기술만 소개됐을 뿐 제품이 나온 것도 아니고, 시장에서 검증된 것도 아닌 만큼 양산 시점을 봐야 한다”는 시각이 제시되는 배경이다. 앞서가겠다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발표부터 할 수 있을 수 있어 특정 시점이 되면 ‘종이 호랑이’로 판명될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
엘피다와 관련된 이슈도 이와 다르지 않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지난 4일 사장단회의를 통해 “엘피다의 25나노급 D램 개발 발표로 (삼성이 뒤쳐지지 않느냐고) 걱정하고 계신분들도 계신데, 7월부터 양산한다고 했으니 두달정도 기다려 보자”고 했다. 삼성 측은 이날 시제품 개발은 누구라도 발표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산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게 업계 상황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아무튼 인텔과 엘피다가 실제 생산과 양산 능력을 지녔는지, 시장에 메가톤급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경계론과 낙관론의 중간 사이에 현재 놓여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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