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001470)과 동양건설산업 등의 부도 위기로 최근 금융위기 영향에서 벗어나 살아나고 있는 기업들의 CP 발행 수요에 찬물을 끼얹고, CP 투자 기피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달에만 727억원에 달하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삼부토건의 CP도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해 법인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다.
삼부토건 CP발행의 중개사였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삼부토건 CP를 특정금전신탁 등의 형태로 대형 기관 투자가들에게 총 427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단순히 발행 중개만 했을 뿐 채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 대응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삼부토건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ABCP는 담보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더라도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설사들의 CP 신용등급은 주로 ‘A3’등급에 포함돼 있지만, ABCP로 담보가 붙게 되면 투자등급이 ‘A1’ 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한 채권 전문가는 “ABCP의 구조화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 ABCP에 투자한다고 해도 후순위는 여전히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업으로선 별 정보 공개 없이 쉽게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CP를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지만, 건설사 부도대란으로 CP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해질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 악재까지 터져 기업들이 CP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됐다”며 “특히 신용도가 낮은 기업, 건설업종의 CP는 투자자들이 건드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CP 발행 잔액은 지난달말 현재 81조7586억원이다. 전년 대비 약 20%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급감했던 건설사의 CP발행 잔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3월말 기준 건설사 CP 발행 잔액은 3조6580억원으로, 전체의 4.47% 수준이다.
<김영화 기자 @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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