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우즈, 슈워철은 뜨고, 매킬로이, 미켈슨, 카이머는 지고….
막판 사상 유례 없는 치열한 순위다툼이 벌어졌던 2011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남아공의 ‘영건’ 찰 슈워철(24)의 깜짝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이저 대회답게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고, 슬럼프에서 벗어난 스타도 있었으며, 기대에 못 미친 스타들도 많았다.
스포트라이트를 기장 많이 받은 선수는 단연 우승을 차지한 슈워철이지만,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역시 자신의 이름값을 해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슈워철은 유럽투어에서의 지명도에 비해 PGA투어에서는 별반 눈길을 끌지 못했던 선수이나 이번에 그린재킷을 입으며 자신의 이름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세계랭킹도 29위에서 11위로 무려 18계단을 뛰어오르며 톱10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마스터스에서 유독 강한 최경주는 4일 내내 선두권을 오르내리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9년 연속 오거스타를 밟은 최경주는 막판 보기로 아쉽게 8위로 처졌지만, 2004년 단독 3위, 2010년 공동 4위에 이어 또 다시 톱10에 랭크됐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3라운드까지 일곱차례의 라운드에서 모두 4위 이내에 들었을 만큼 오거스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스윙개조와 체중조절로 다소 슬럼프를 겪었으나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올시즌 3차례 톱10에 들면서 통산 8번째 우승이 머잖았음을 보여줬다. 세계랭킹도 43위에서 35위로 8계단 뛰어올랐다.
우즈도 이제 ‘성추문 스캔들’로 인한 부담감을 털어낸 듯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와 몰아치는 능력을 과시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최종일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순식간에 치고 올라가는 모습은 우즈다웠다. 주요 언론들도 우즈가 이제 과거 전성기의 위용을 많이 회복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7위까지 추락했던 랭킹도 5위로 상승했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필 미켈슨,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로리 매킬로이,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나무 뒤에서 친 신기에 가까운 샷으로 통산 3번째 그린재킷을 입었던 미켈슨은 마스터스 직전 열린 셸 휴스턴 오픈 정상에 오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1언더파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는 우승은 고사하고, 컷 탈락까지 당하며 스타일을 구겼다. 1위에 오른 뒤 이렇다할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즈에 이어 최연소 우승까지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는 한순간에 무너지며 ‘정신적으로 덜 여물었다’는 비판을 받아야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