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생방송 무대였다.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 MBC ‘위대한 탄생’에 대한 이야기다.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는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그 무대가 진행됐다.
TOP 12에 오른 이태권, 백청강, 손진영, 셰인, 황지환, 조형우, 백새은, 정희주, 데이비드 오, 노지훈, 권리세, 김혜리는 8, 90년대 명곡을 재해석하는 미션을 부여받고 마침내 그간의 노력을 이 무대에서 토해냈다. 달라진 멘티들, 그와 더불어 멘토들도 달라졌다. 방시혁의 독설은 사라졌고 이은미의 미소는 인상적이었다. 혹독했던 평가는 웃음 속에 빚어진 멘토들의 따뜻한 격려로 태어났다. 이제 막 시작된 무대에서는 최초의 탈락자 2인도 결정됐다. 멘토들의 점수 30%, 국민투표 70%로 진행되는 진짜 오디션의 시작이었다.
▶ ’꿈의 시작’ TOP 12의 ’Again 8090’=다섯명의 멘토들이 달아준 날개는 이 무대에서 하나씩 펼쳐졌다. 남겨진 10인에게는 힘들게 걸어온 꿈의 시작이었으며, 떠나는 2인에게는 눈물로 기억된 시간이었다.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 ‘Again 8090’으로 TOP12의 공연은 시작됐다.
첫 번째는 황지환, 가장 어린 도전자의 시간이었다. 김건모의 ‘첫인상’은 황지환에게서 새롭게 태어났다.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던 리듬감은 첫인상을 통해 빛을 발했다. 미스 재팬 출신의 엄친딸 권리세가 부르는 자우림의 ‘헤이헤이헤이’는 매력적이었다. ‘정말 열심히 한다’는 이은미 멘토의 말처럼 권리세는 직접 기타를 둘러메고 나왔다. 심장 가까이에서 통기타의 소리를 들으며 완성된 무대였다.
이어지는 무대, 이태권이 부르는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에서는 이태권의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멘토인 김태원은 “이태권이 부르면 참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던 말처럼, ‘김태원의 외인구단’ 출신 이태권은 정확한 발음과 음성으로 잊혀진 감성들을 끌어냈다. 어긋난 음정도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위대한 탄생’이 탄생시킨 ‘제2의 존박’ 데이비드 오는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불렀다. 체크무늬 바지에 네이비 컬러의 재킷을 걸치고 무대에 오른 데이비드 오는 서있는 모습마저 영국적이었다. 그에 걸맞게 영국풍의 편곡으로 다시 만들어진 설레는 무대였다. 보이시한 소녀 정희주는 정직한 음성으로 박상민의 ‘하나의 사랑’을 불렀다. ‘관객 모두가 숨죽인 무대’를 꿈꿨던 정희주의 바람은 이뤄졌다. 관객들이 집중력을 발휘할 만한 무대였다. 이어진 순서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살아남은 조형우였다.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은 조형우의 절제된 표현 속에 드러났다. 그 뒤를 잇는 손진영은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을 불렀다.
이제 일급수 김혜리다.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는 김혜리를 통해 흘렀다. 일급수의 음성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이었으며 차분히 음을 이어나가는 김혜리는 객석의 우렁찬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김태원은 김혜리에게 ‘이제야 일급수라고 인정하게 됐다’는 평을 남겼다.
어린왕자 셰인은 김현철의 ‘왜그래’였다. 피아노를 치는 소년의 무대는 매력으로 넘쳤다.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탈락 위기에 놓인 사전투표의 주인공 노지훈은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로 나긋나긋하고 상상력 가득한 무대였다. 편곡 역시 기존의 댄스곡의 넘치는 사운드를 제거해 감미로움이 더해졌다. 백청강은 애절했다. 나미의 ‘슬픈 인연’이 백청강의 스토리에 하나하나 배어있었다. 마지막은 백새은이었다. 주주클럽의 ‘나는 나’는 백새은의 맑은 음성 속에서 자유로운 감성이 묻어났다.
▶ 남는 자, 떠나는 자...’두려워말고 비상하라’=첫 무대는 이렇게 끝이 났다. 남겨진 자들이 있으면 이제 떠나는 이들도 있어야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감성이 남김없이 보여진 무대였다. 누군가에겐 아쉬움이 남아있고 누군가에겐 만족감이 넘쳤다. 달려왔던 시간만큼 긴장과 아쉬움이 뒤섞여있었다.
두 명의 탈락자는 결정됐다. 신승훈의 제자 황지환과 이은미의 제자 권리세였다. 눈물은 흘렀다. 황지환은 조형우 셰인 등과 마지막의 아쉬움을 포옹으로 달랬다. 첫 생방송 무대에서 첫 탈락자로 지목된 최연소 도전자는 “부족한데 여기까지 오게해준 신승훈 멘토에게 감사드리고 같이 격려해준 TOP12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무대를 떠났다.
권리세도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노력했기에 더 아쉬웠던 무대였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지만 권리세는 “이은미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이렇게 만난 인연도 감사하다”는 말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6개월의 시간은 이제 생방송 무대들을 통해 남는 이들과 떠나는 이들을 걸러냈다. 함께 만들어왔던 긴 시간은 어쩔 수 없는 오디션 무대에서 환희와 아쉬움으로 갈리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도전자도 멘토들도 여기가 끝이 아님을 알고 있다. 이은미의 말처럼 최선을 다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비상’하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떠나는 멘티들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 내주에는 TOP 10인의 또 한 번의 생방송 무대가 이어진다. 그 곳에서도 남는 자와 떠나는 자는 결정된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