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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가루서 철강재까지…안오르는게 없다
국제 원맥가 50% 급등

철광석 등 원자재도 들썩

업체들 “가격인상 불가피”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쓰나미가 몰려오듯 설탕값에 밀가루, 과자, 빵값 어느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게 없습니다. 생선 채소 값은 또 어떻고요. 수입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오르고 정말 힘이 빠집니다. 물가잡겠다고 한 정부는 뭐 하고 있는 거예요?(30대 회사원)

물가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지만 좀처럼 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되레 일부에선 4월 물가대란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가공식품 가격들이 설탕, 밀가루 인상으로 덩달아 치솟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물가의 진원지는 설탕과 밀가루다. 동아원에 이어 CJ제일제당도 8일부터 출고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지난해 7월 러시아의 수출금지조치와 주요 생산국들의 기상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국제 원맥가격이 동년 대비 평균 50% 이상 급등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게 CJ측 설명이다.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도 인상폭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설탕 값도 최근 10% 가까이 오른 상태다.

덩달아 과자, 음료, 빵 등 가공식품도 줄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콜라, 사이다, 과자 등 일부 제품은 이미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해태제과는 지난 5일 주력 제품인 오예스, 홈런볼, 후렌치파이 등 24개 품목의 대형 유통업체 공급가격을 평균 8% 올렸다.

롯데칠성도 최근 소매업체에 들어가는 펩시콜라·사이다 등의 납품가를 5~10% 올렸다. 버거킹은 지난달부터 콜라값을 1500원에서 100원 올리고 콜라가 포함된 일부 세트메뉴값도 100원씩 인상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일부터 런치세트 메뉴를 최대 300원, 던킨도너츠는 베이글 일부 제품을 100원씩 상향조정했다.

국내 최대 제과업체인 롯데제과을 비롯해 오리온, SPC그룹 등 다른 식품업체들도 이달 중하순쯤 비슷한 폭의 가격인상에 나설 태세다. 수입맥주 밀러도 10여개 품목에 대해 평균 5%가량 값을 인상하는 방안을 유통업체와 협의중이다.

이른바 생활물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임신 2개월째인 회사원 윤혜민(29)씨는 최근 경기도 성남의 한 산후조리원을 예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80-200만원(2주)였던 산후조리원이 약4개월만에 50만원 넘게 올랐다. 산후조리원 측은 5월 이후에 20만원 정도 더 오를 것이라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예약하라고 종용했다.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하고 말았다.

산업재인 철강재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포스코 등 대형 철강업체들이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 급등을 이유로 다음주 쯤 철강값을 t당 14만~16만원씩 인상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상승 압박은 오랫동안 계속 쌓여 왔던 것이고 선두업체가 나설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조만간 너도나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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