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6일 충북 오창에서 가진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은 한국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본격적인 양산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초기인 만큼,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의 선두주자인 LG화학의 오창 공장에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란 수식어가 붙는다.
이런 의미에서 준공식에도 GM, 현대차, 르노, 포드 등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의 주요 인사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의 주요 인사들이 한꺼번에 모인 것은 LG화학의 기술력과 시장에서의 위치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초창기 전기차 시장에선 하이브리드차량에 주로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는 니켈 수소 배터리가 많이 적용됐지만 지금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세다. 지난 2009년 1월 GM의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한 뒤 판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이 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선 한국이 전지 강국 일본을 완전히 뒤집었다.
유수 전기차에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출력과 무게, 디자인 개발성 측면에서 우수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속속 탑재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하이테크 분야에서 ‘재빠른 추종자(Fast Follower)’였던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만큼은 ‘선두주자(First Mover)’로 평가받고 있다.
LG화학만 해도 2009년부터 현재까지 GM, 포드, 현대기아차, 르노, 볼보, 장안기차 등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 10개 이상의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작년 연말부터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쉐보레 볼트가 출시됐고, 현대기아차의 소나타, K5 하이브리드카, 포드의 순수 전기차 ‘포커스(FOCUS)’, 르노의 플루언스(Fluence) 등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장은 현재 연간 160만대에서 2015년 580만대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8조원에서 2015년 16조원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15년 매출 목표를 4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로써 2015년에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25%이상을 차지해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오창 공장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등 국가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오창 공장 본가동을 위해 5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증설 뒤 2015년에는 직접 채용 인원 4000여명을 비롯한 신규고용 창출은 1만명, 생산유발 효과는 8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설비 공동 개발 등 공장 건설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130여개사, 건설 투입 인력은 연간 25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무엇보다 향후 오창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메카로 부상함으로써, 한국의 친환경 녹색 산업과 첨단 기술력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미래 신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면서 친환경 녹색 신기술 부문의 국가 경쟁력과 위상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됐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우리 정부가 선구적으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결실을 맺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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