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전원 시원한 시야확보…운전석은 마치 비행기 탄 듯
‘첫’이라는 한 글자가 주는 설렘의 위력은 대단하다. 단순히 새롭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첫사랑, 첫만남 등이 안겨다주는 감동이 인생을 살아가는 내내 가슴속에서 진한 울림으로 남는 이유도 여기 있을 듯싶다.쉐보레 올란도는 GM대우가 ‘오리발’ 모양의 대우 엠블럼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황금빛 십자가 모양의 쉐보레 엠블럼을 공식적으로 장착한 ‘첫’ 모델이다.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액티브라이프차량(ALV)을 표방한 7인승 신차를 접하는 이상의 설렘을 안고 올란도 시승에 나섰다.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내 쉐보레 타운에서 처음 만난 올란도의 모습은 기대보다는 평범했다. 앞면 한가운데 당당하게 자리 잡은 쉐보레 엠블럼이 없다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다른 차량을 연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옆면을 관통하는 곧은 캐릭터 라인과 단단함을 강조한 뒷면 모습은 튀는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했다는 차량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내는 깔끔했다. 좌우 완전 대칭형의 운전석과 조수석은 탑승객을 한가운데 놓고 원을 그리듯 펼쳐진 비행기 조종석(콕핏)을 떠오르게 했다.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에 차량을 내놓기 위해 고급스러움을 많이 양보한 인테리어치고는 나름 훌륭했다.
다만,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할 차량이라는 한계로 인해 국내에서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고, 센터페시아 버튼 사이 공간이 비어 있어 약간은 허술하다는 느낌이 든 것은 옥에 티였다.
그러나 모든 탑승자가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뒤로 갈수록 조금씩 자리를 높게 배치한 점과 원터치 방식으로 2, 3열 좌석이 완전히 접히도록 한 부분, 그리고 모든 승객이 편안하게 차를 탈 수 있도록 다리 공간을 넉넉하게 설계한 점 등은 높이 평가받을 만했다.
차량 출발을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특유의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올란도가 디젤차량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참을 만했다. 일정 속도를 내면서부터는 소음의 존재가 잊힐 정도로 정숙했다.
성능도 만족할 만했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ㆍm을 내는 2000㏄급 첨단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단 덕에 시속 140㎞까지는 큰 무리 없이 올라갔다. 올란도가 스포츠카가 아니라 주말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적절한 차량임을 감안하면 모자람이 없었다.
더욱이 7인승 다목적차량임에도 ℓ당 14㎞에 달하는 공인연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변속기 기준 2123만~2463만원(부가세 포함)의 가격은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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