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지난해 돋보이는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경기 침체의 충격에서 완연히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각사마다 시행하던 과감한 투자들이 속속 숫자로 성과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원료가 상승과 수요 악화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악화됐고 국제 철강 경기도 불투명하지만 국내 철강 기업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자신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철강사들은 지난해 4분기에 대체로 고전했다. 철강 수요가 떨어진데다 원자재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연간 실적으로는 2009년보다 대폭 상승했다. 지난 10일 실적을 발표한 동부제철의 경우 4분기에 162억원의 영업적자를 봤지만 연간으로는 96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보다 1175%나 증가한 실적을 선보였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653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58.8% 급감했지만 연간으로는 5조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대비 60.3% 끌어올렸다.
동국제강도 2010년 4분기에 매출 1조5340억원으로 전년대비 34.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 부문은 609억원으로 전년대비 61.7%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전체로는 전년대비 77.5% 늘어난 2727억원의 영업이익을 선보였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6.9% 감소했으나 연간으로는 81.2% 늘어났다.
현대제철 만이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87% 증가한 영업이익을 선보이며 국내 주요 철강사 중 유일하게 4분기에도 호실적을 선보였으며 연간으로도 호황이던 지난 2008년과 맞먹는 실적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가 실적 바닥을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적부진의 요인이 국내 철강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아닌 외부요인에 있는 만큼 여건이 다소 나아지는 1분기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각 철강사들은 올해 실적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높여잡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36조원으로 잡았으며 현대제철도 매출 13조7393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다는 야심이다.
동부제철도 열연사업 정상화 등을 통해 올해 연매출 1360억원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하이스코도 전년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통해 매출 6조2230억원 달성을 올해 경영계획으로 세우는 등 각 철강회사들이 외형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꾀하며 공격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올해 철강 시황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각 철강기업들이 이같은 공격적인 목표치를 선보여 목표 달성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들이 산재해 있고 철강 수요산업들의 회복도 상반기 중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시장 개척 및 품질 확보 등과 함께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악재를 극복하고 그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남현 기자@airi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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