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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역장 릴레이인터뷰>“난 글로벌강원 세일즈맨” 김진선 지사
만난 사람: 함영훈 정치부장

김진선 강원지사는 창의성과 성실의 대명사로 통한다. 낙후된 강원도의 소득 수준을 전국 중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시도지사협의회장을 오래 역임하면서 화합과 조정의 달인으로도 불린다. 18일 오후 강원도청 통상상담실에서 만난 그는 “성공을 위해 강원도로 오라”는 말로 ‘글로벌 강원’을 향한 세일즈 도지사의 면모를 보였다.

김 지사는 이어 국태민안을 돌보지 않는 정치권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여당에는 대화ㆍ타협과 핵심적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는 ‘정치력’을 요구했고, 야당에는 물리력을 사용해 국민을 실망시키면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강하게 촉구하며, 필요 이상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에는 조건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춘천-원주-강릉을 첨단산업 삼각축으로, 동해ㆍ속초항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비치, 중국 훈춘, 부산을 연결하는 동북아 거점 항만으로 육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1위답게 녹색성장과 그린투어리즘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포부를 펼쳤다. 


-예전에 ‘강원도 무대접’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 많이 발전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지방 발전 우선론 간 대립이 치열한데.

▶수도권을 적정한 수준으로 규제ㆍ관리하고 지방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은 제3공화국 때부터 정립된 정책기조다. 이명박정부의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이나 ‘선(先) 지방 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완화’ 기조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수도권은 권력과 돈과 일자리, 교육과 문화 등 모두 몰려 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공급이 다시 수요를 유발하는 등 가히 ‘수도권공화국’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공유물의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주민의 불편 해소 차원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조정해주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총량경제, 총량성장을 높이기 위해 대폭적인 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정한 규제의 선을 견지해야 한다. 지방에는 권역별 특성화 전략에 따라 집중적인 국가 지원책을 펴야 한다. 강력한 인센티브제도 필요하다. 수도권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주장은 너무 일면만 본 것이다.

-국회가 경제를 망친다는 지적이 있다. 현 정치권의 혼란상에 충고와 대안을 제시한다면.
▶작금의 혼란상은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타협과 다수결의 원칙을 외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국민은 한나라당을 다수당으로 선택했다.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되 여당의 정강정책에 따라 소신껏 해보라는 뜻이지만 한나라당은 경제살리기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할 만한 추진력과 정치력을 보이는 데 미흡했다. 계파를 초월한 단합이 필요하고 1차적으로 대통령과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리력이 작용하는 국회는 더이상 국회일 수 없으며 결국은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여든 야든 국태민안이라는 원칙을 돌아보고 선거에 임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느 때보다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을 평가한다면.
 
▶현장중심의 정책을 통해 당면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 정책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자원ㆍ세일즈ㆍ금융위기 극복 외교에서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못한 일을 했다. 다만 경제적?물질적 가치 외에 사회?문화적으로 풍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지금은 대화의 정치, 소통의 정치, 통합의 정치라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다. 아울러 국민의 자발적인 ‘통합운동’ ‘공동체운동’도 필요하다.

-강원도는 남북이 교류하면 평화롭고, 경색되면 가장 긴장한다. 남북관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남과 북이 함께 지향해야 할 것은 평화체제의 유지 발전이고, 궁극에는 평화적인 남북 통일이다. 남북 간 대화와 교류 협력이 필연인 이유인 것이다. 대화와 교류 협력은 어느 일방이 상대를 굴복시키려 한다면 애초 불가능하다. 최근 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매우 진전되고 전향적인 입장에서 대화와 교류 협력의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북측은 일단 조건 없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

대화 자체가 없이 긴장관계를 지속-화시킨다면 어느 쪽에도 득이 될 게 없다. 남측은 북측이 처한 나름의 입장, 자존심, 체면 등이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대화와 교류 협력을 하겠다면 서로 ‘어떤 움직일 수 없는 원칙’만 고수하지 말고, 보다 과감하고 유연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대한 생각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논의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논의가 된다면 경기도처럼 너무 큰 도를 분할하는 문제, 생활권이나 경제권의 변화가 큰 일부 시?군?구의 통폐합 문제, 광역시의 자치구 존폐 문제 같은 것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도와 시?군을 폐지하고 전국을 60~70개 단일 계층의 자치단체화하는 안에는 찬성할 수 없다. 외국의 전례도 별로 없고, 계층구조, 통솔범위의 원리, 역사성, 전통문화성에 비춰봐도 적절치 않다.

-그동안 김 지사가 주도한 도정 운영에 만족하는가.

▶고뇌하면서 뛰어온 세월이다. ‘이것을 좀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순간순간 스친다. 그래도 도민이 발전을 느끼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 낙후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지만, 강원도의 문제를 강원도식으로 풀자는 마인드로 도민참여형 창의적 발전 모델을 만들어갔다. 과거 ‘감자바위’라 하지 않았는가. 강원도에서 강원도 가는 게 다른 시?도 가는 것보다 더 멀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10여년간 추진했던 ‘도내 2시간 생활권’이 거의 완성 단계다. 관광 오는 길도 가까워졌다.

어업, 농업, 광업 중심의 산업 그림이 첨단기술과 물류로 바뀐 것은 도민의 열정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겠다. 춘천의 의약ㆍ바이오, 원주의 의료기기, 강릉의 신소재ㆍ해양바이오라는 3각 테크로밸리 외에 동해시의 동북아 물류, 속초의 관광산업 고도화 등 모두가 민관 합심으로 일궈냈다. 수도권 기업 이전율 3년 연속 전국 1위, 유기농산물 비중 1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전국 1위 등 많은 금메달은 도민의 것이다.

-‘글로벌 강원’을 표방하는데.
▶1999년 국제관광엑스포, 2000년 동아시아 관광포럼 창설,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전 등을 통해 지명도를 높였다. 동북아-유라시아를 잇는 복합물류교통체계 구축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부산~강릉~원산~나진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면 에너지 관광벨트, 동북아 경제권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해항과 속초항은 동해안 글로벌 물류의 거점이 될 것이다.

-향후 선도 산업은.
 
▶무형의 환경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생명건강, 생태관광, 친환경 농업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1위(28.4%)답게 온실가스를 2012년까지 6% 감축할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 영월 태양광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신재생에너지 특화단지(66만㎡)가 조성될 것이다. 아울러 세계 10위권 이내의 풍력발전단지와 백두대간 중심축 ‘Green Zone(생태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앞서 소개한 3각 테크노밸리 등 첨단지식 산업에 내년까지 7963억원을 투자하고 800개의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소(O2)길 강원3천리, 동해안 낭만가도, DMZ 명소화, 그린투어리즘 등 녹색관광 산업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전3기 준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우선 국내적으로 4대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 한국 올림픽을 완성하는 국가적인 대업이다. 강원도가 한 단계 발전하는 전기이기도 하다. 이미 세계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컬링, 알파인스키대회 등 48개 국제대회를 치른 바 있다. 지난해 타당성 조사용역, 도의회 유치 동의 등 강원도 내 절차를 모두 마치고 KOC 등 정부 승인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대회 유치 신청서를 내게 된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라면 올림픽 유치를 자신한다.

-광역단체장 3연임을 해서 내년 5월 말이면 도지사직을 자동으로 떠나게 된다. 아직 한창 일할 때인데 향후 대권 등의 보다 큰 정치에 대한 계획은.
▶지금은 오로지 도정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우선 앞서고 있다.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데 내 경험과 역량이 나라와 지역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있을지는 향후 고심하면서 살펴볼 것이다.
정리=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김진선 지사 프로필>

▶1946년 강원 동해 출생
▶1974년 동국대 행정학과 졸업
▶1974년 제15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1994~95년 경기도 부천시장
▶2008.3~10 전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
▶2006.7~2008.10 전 전국시도지협의회
▶2008.8 중국 인민대학 객좌교수
▶1998.7 현재 제32,33,34대 민선 강원도지사(전국 유일 3선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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