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남북한이 2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무박 4일간 43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한 끝에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남북이 합의한 6개 항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다. 우리는 지난 4일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강공 전략을 폈고, 북한은 김정은 체제 유지를 뿌리부터 뒤흔든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았다.
북측은 고위급접촉 과정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우리 측은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북 확성기 내용에 국민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대북확성기방송은 내용이 FM 자유의 소리 방송과 유사하다. 총 4개 분야로 구성돼 있는데, 자유민주주의 홍보는 국내 소식 전파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대북확성기 위력 “신세대 병사 감성흔들어…탈북하고 싶을 정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이 관계자는 또 “대북확성기방송에 나가는 K-팝에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북 방송은 북한 병사들을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해 전의를 상실하고 탈영충동까지 부른다.
한 관계자는 “탈북한 북한군에 따르면 전방의 북한군인들이 대북 방송에 나오는 이런 노래들을 들으면 탈영을 하고 싶어 할 정도다”며 “탈북 군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탈북을 하고 싶을 만큼 머리가 돌아버릴 정도”라며 확성기 방송의의 파급효과를 언급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유사한 콘텐츠로 이뤄진 ‘자유의 소리 방송’은 주파수만 맞추면 FM 라디오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이 매체는 국내·외 주요 소식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홍보하고, 대한민국 발전상과 한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국내 중산층의 살아가는 모습도 소개한다.
이 매체의 성격과 콘셉트를 대북확성기방송에서도 차용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는 또 “(확성기방송의 목표는)민족 동질성 회복을 하나로 삼고 있다”며 “21세기 평화와 번영에 대해 설명하고, 희망을 보여주는 내용, 친구와 고향 관련된 내용이 멘트와 음악 형태로 같이 나간다”고 말했다.
대북확성기방송은 전방 부대 11곳에 설치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8시간씩 주·야간 불규칙적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확성기 방송은 최고 출력으로 내보낼 경우 밤에는 약 20㎞, 주간에는 약 10㎞까지 내용이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확성기 위력 “신세대 병사 감성흔들어…탈북하고 싶을 정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군 관계자는 “매일매일 시나리오를 새롭게 짠다”며 “우리 정서에 맞는 노래를 포함해서 K-팝 등을 다양하게 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확성기 방송은 이번에 남북이 방송 중단에 합의함에 따라 방송 재개 15일 만인 25일 정오부터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