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진귀한 골동품이 대중에 공개된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버킹검 궁은 오는 7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영국 여왕이 소장한 골동품 50점을 일반에 전시한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시품 가운데 최고(古)령인 이집트 세네트 여왕 조각상과 청동기 시대의 황금 컵 등 2점이다.
왕실 소장 골동품 중 가장 오래된 이집트 여왕 조각상은 기원전 1985~1785년 사이 이집트 12세 왕조 기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862년 영국 에드워드7세 통치 시절에 영국으로 건너 온 이 보물은 세네트 여왕이 앉아있는 전신을 화강암으로 조각한 석상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이집트 세네트 여왕 전신 조각상(왼쪽)과 1987년 출토된 청동기 시대‘릴라톤 황금 컵’. |
왕실 소장 목록 중 두번째로 오래 된 ‘릴라톤 황금 컵’은 1837년 영국 콘웰 보드민 무어 변두리 릴라톤에서 출토된 유물이다.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1500~17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 당시 규정에 따라 땅에서 우연히 발견된 유물은 왕실 소유가 됐다.
웨일즈 왕자였던 사진가 이자 건축가 프랜시스 베드포드(1816~1894년)의 사진 작품도 전시된다. 4개월간 개인적으로 이집트와 그리스, 터키, 중동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유혈 사태를 빚은 이슬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옛 성지 모습을 담은 귀한 사진도 있다.
또 여행지에서 얻은 기념품과 선물, 기념석주와 기원전 3세기께 것인 석판 등도 전시장에 나온다.
큐레이터인 알레산드로 나시니는 “베드포드 왕자가 1862년 3월에 테베(고대 이집트 도시) 지역 출토 현장을 참관할 수 있었다. 그의 지위를 인정받아 당시 발견된 것 중 아무거나 가질 수 있었다”며 이집트 석판을 소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베드포드 왕자는 당시 작은 미라 한개와 석판을 왕실 별장인 오스본하우스로 가져와 저택을 장식했다. 하지만 이후 미라가 분실되자 왕자는 1869년 이집트를 다시 방문해 미라 19개를 가져왔다.
이 밖에 에콰도르의 황금 왕관, 실물 크기의 황금 호랑이 머리, 18세기 인도를 통치한 티푸 술탄의 왕관을 장식했던 수정 등이 전시된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