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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쳐] TV를 떠나 시민과 역사탐방 재개한 ‘그날’ 신병주 교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오늘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정답게 길을 나서니 하늘도 맑고 풍경도 훤해,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모두 갖춰진 것 같습니다. 이제 삼봉과 퇴계 선생의 흔적을 따라 떠나 보겠습니다.”

KBS 역사저널 ‘그날’에서 차분하면서도 친근한 어조로 토크쇼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며,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른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잠시 TV를 떠나 다시 시민과 재회했다. 공공 도서관이 시민들의 인문학 탐구욕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마련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서이다. 일정한 주제의 책을 읽고 강연을 들은 뒤 현장을 탐방하면서 책 내용을 시민들이 체험토록 하는 공익 프로그램이다.


신교수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역사 탐방활동을 한 해 7~8회 진행하고 있다. 올 7월의 탐방로는 죽령과 영주 등 이황, 정도전 선생의 자취를 돌아보는 것이었다.

‘자연을 다듬어서 자리를 만드니/ 형님 마중하고 배웅하기 위함이로세/ 기쁘고 정겨워라 물소리 졸졸/ (중략) 내년 다시 오실 약속 지키옵소서’(퇴계 선생)

‘어느덧 서산에 해는 지는데/ 술자리가 끝나도 다리에 서성거리네/ 구름도 산도 분명 내 말 들었으려니/ 내년에 다시 올테니 기다리게나.’(퇴계의 형 온계선생)


신교수는 죽령을 시민들과 넘으면서, 서로 떨어져 지내던 온계-퇴계 형제가 죽령에서 상봉해 정을 나눌 때 주고받던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읊조리기도 했다.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세 길 중에서 문경새재는 왕래가 빈번했지만, 죽령에 인적이 많이 않아 도적이 자주 출몰했다는 얘기며, 죽령 일대 도적 소굴로 들어가 도적들이 다 자고 있다는 뜻의 “다자구야”라는 암호를 외쳐 산적 소탕의 1등공신이 된 다자구 할머니 얘기며, 신교수의 스토리에는 정감이 넘쳤다.


영주의 내성천이 휘감는 무섬마을과 외나무다리가 회령포나 영월 동강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지만 덜 알려졌으며, 정도전이 도담삼봉의 외가에서 태어난후엔 영주의 삼판서고택에서 유년기를 보내는 동안 독서에 빠져지냈다는 소개도 이어졌다.

신 교수는 “최근 삼성 등 기업체에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빙 강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민과 현장을 답사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면서 “역사인식의 부재가 최근 총리후보 검증과정에서 문제되기도 했는데, 시민들께서 우리 역사의 숨결을 느낄수 있는 체험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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