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등 원유 정제시설 확충영향
윤활기유·고도화 설비 확대 주력
내수 부진·새 성장판 아직 미흡
석유화학 중간제품 파라자일렌
SK종합화학 등 너도나도 증설
고품질 석유제품으로 위기 탈출
정유업계가 윤활기유ㆍ파라자일렌(PX) 설비 증설이나 고도화 설비 확충을 통해 수출에 ‘올인’하며 업계에 다가오고 있는 위기 탈출에 애쓰고 있다.
최근 중국ㆍ중동ㆍ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원유 정제시설 확장을 준비하면서 수요 감소가 염려되자, 국내 업계는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탈(脫)휘발유 전략’은 물론 보다 높은 품질의 석유제품을 생산해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윤활기유ㆍ파라자일렌 생산과 고도화 설비를 잇달아 증설하며 수출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나 바이오연료, 탄소섬유 같은 신성장동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 수준을 따라잡고 있는 상황인데다, 석유제품은 2011년 4분기 이후 6분기째 국가 수출품목 1위를 달릴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는 수출 효자상품으로 국제적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파라자일렌은 방향족 석유화학제품으로 대표적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의 주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의 원료로, 화섬산업 핵심 중 하나다. 고도화설비는 값싼 벙커C유, 아스팔트유 등 중질유를 원료로 휘발유 등 경질유를 생산하는 설비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장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은 내년까지 일본 JX에너지와 합작으로 울산 컴플렉스에 연산 100만t 규모의 새로운 파라자일렌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되면 연산 282만t으로 생산능력이 세계 다섯 번째로 늘어난다. 윤활기유 계열사 SK루브리컨츠도 울산 컴플렉스에 제3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전남 여수 여수공장 내 제4 고도화시설인 감압가스오일 유동상 촉매 분해시설(VGOFCC)을 100% 상업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고도화 비율을 국내 1위인 34.6%(하루 26만8000배럴)로 끌어올렸다.
S-OIL은 1조3000억원을 투자, 울산 온산공장에 단일 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7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과 연간 56만t 규모의 벤젠 생산시설을 갖추고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의 6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으로 지난 3일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제2 BTX(벤젠ㆍ톨루엔ㆍ크실렌) 설비를 준공, 파라자일렌ㆍ벤젠 생산능력을 연 150만t으로 늘렸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윤활기유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연 매출액의 60% 가량을 수출이 차지한다”며 “내수가 부진하고, 신사업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어서 업체는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수출에 주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